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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나비 Nov 08. 2024

난 이 소설의 끝을 다시 써보려 해

운명 같은 만남, 너무 아픈 결말

글은 첫 문장이 가장 중요하다는데

그동안 첫 문장을 별로 고민하지 않고

쓰다 버릇했더니

첫 문장을 조금 멋있게 써보고 싶은 날에도

신통한 첫 문장이 잘 떠오르지 않습니다.

역시 습관과 반복의 힘이 중요하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닫습니다.


아시는 분만 아실 텐데요(?)

제가 소설을 쓰다만 적이 있습니다.

사실 쓰다만 건 아니고,

정확히는 잠정휴재 중이긴 한데

보는 사람 입장에선 엎어치나 매치나

그거나 그거나 인 거죠.


올렸던 연재글들을 수거해서 손을 보고 있긴 한데,

처음 서너 편 정도 손을 보다 지금은 손을 보는 것도

잠정중단 중인 상태입니다.

다시 읽어보니 손을 볼 곳이 너무 많더라고요.

제목도 바꿔야 될지 모르겠습니다.

당시 이 글들을 읽으셨을 분들을 생각하면

얼굴이 화끈거립니다.

이 자리를 빌려 제대로 퇴고도 하지 않은 글을

내어놓아 죄송하단 말씀드립니다.

소설은 에세이와 달라

그런 식으로 공개를 하면 안 되었는데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


처음 연재를 시작했을 때보다

지금 자유 시간이 훨씬 많은데도

왜 저는 수정을 엄두도 못 내고 있는 걸까요.

그때는 그 바쁜 와중에도 아침 잠깐 비는 시간에

연재글을 써서 올렸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참 무모했다 싶기도 하지만,

요즘은 너무 나태해진 것 같아 반성도 하게 됩니다.


올렸던 연재글들을 슬며시 수거하면

아무도 모르겠지 싶었는데

친구 하나가 잊을만하면 툭 찌릅니다.

제가 글을 쓰는 걸 아는 친구들이 열 명쯤 되는데,

그중에서도 글을 올릴 때마다 보는 친구들이

네댓 명 정도 됩니다.

친구 L도 그중 하나입니다.


- 야 너 그 글들 왜 다 지웠어

- 야 그거 언제 다시 쓸 거야

- 야 다음 편 언제 나와

- 야 쓰긴 쓸 거냐

- 야..


이럴 줄 알았으면 브런치 필명을 ‘야’로 지을 걸 그랬습니다.

브런치에 필명 변경하기 기능이 있는 것 같던데..

하지만 진지하게 생각해 보니 ‘야작가’라고 하면

뭔가 좀 특정분야 전문(?) 일 것 같은 느낌입니다.

필명 변경은 잠정보류해야겠습니다.

이렇게 잠정**중인 게 또 하나 늘어나네요.

늘 이런 식입니다.

이러니 첫 소설 하나 완결을 못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알바-자멸로 이끄는’ 소설을 연재하면서

원래 생각과 달라진 부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중간 내용이 어떻게 바뀌든 결말은 한결같이

처음 생각 그대로 변함이 없습니다.

담고 싶었던 메시지는 확고합니다.


비록 언제라고 일정을 못 박을 수는 없지만,

잠정중단 중인 저의 첫 소설은 빠른 시일 내에

완결을 지어 한 번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아, 친애하는 저의 비공식 편집자인,

친구 L에게 완결본을 넘긴 후가 되겠네요.

완결하면 브런치에 올리기 전에 가장 먼저 보여주기로 약속을 했거든요.


제 첫 소설을 잊지 않고

가끔씩 툭 찔러 주고 있는 친구 L이

팬심을 놓지 말고 조금만 더 기다려주길 바라면서

이 글을 보고 난 뒤 친구 L의 입에서 나올 말을

조심스레 예상해 봅니다.


- 야 이런 글 쓸 시간 있으면 완결이나 지어

 

모두, 행복한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사진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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