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사용법

by 김 스텔라

과거는 기억이라는 이름으로 현재 추억과 상처 사이 어디쯤에 있다.

살아온 날들 중에서 가장 고요한 시간을 보내면서

기억의 단편들이 '소원'이라는 보석과 함께 연결되어 있음을 발견한다.


가게를 하면서 쉴 틈 없이 일했던 때

누군가 소원을 말해 보라고 하면

집에서 먹고 싶을 때 먹고 자고 싶을 때 자면서

혼자 책 읽고 영화 보며 일주일만 집콕하는 것이라고 했었다.


코로나 사태와 산불로 폐쇄된 공간에 갇힌 듯한 일주일을 보내면서 문득

삼 년 전에 품었던 소원이 실제로 이루어졌음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어째서 지금 누리지 못할까...

먼저는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이고

다음은 과거의 기억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특히 과거가 상처일 경우에는 아프지 않으려고 본능적으로 눌러서 잊어버리려 한다.

그러다 보니 암세포를 죽이려고 불가피하게 방사선 치료를 하는 것처럼

추억을 포함한 기억을 통째로 버리려 한다.(실은 버려지지 않고 깊숙이 넣어둘 뿐이지만 말이다.)


IMG_5308.jpg 샌 후안 카피스트라노 미션


기억은 때로 상처에서 생겨나서 자라고 정제된 보석과 같다.

입안이 쓰고 물을 마셔도 갈증이 가시지 않을 만큼 바쁘고 힘들었던 기억들이

지금 이 고요한 시간에 미소 짓게 하는 추억이 되는 것은

과거의 현재를 그때 그 순간 상처로 분류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이와 같이 미래의 현재에 지금을 기억하며

'소원'이라는 보석을 발견했던 이 때가 추억으로 남게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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