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물결 Jan 10. 2022

침묵으로 덮은 나의 모래

나의 아픔

내가 잃은 것들을 생각하다 얻은 것은 원망과 분노 사이의 어떤 모난 감정. 그것은 마음속을 구르고 굴러 흠짐을 만들었고 구멍을 내 눈물을 채운다. 나의 이성이 존재하는 깨어있는 시간은 그나마 낫다. 하지만 꿈에서 그것을 마주하는 날에는 난 그저 무력한 관람자가 되어 힘없이 두드려 맞는다. 연인을 잃었을 때보다도 더 아픈 이 상실이 어디에서 온 것인지 나는 알고 있다. 연약한 나의 부모는 그것을 모른다. 사랑하기 때문에 나는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그것을 침묵이라는 모래로 덮었다. 당신이 그것을 보지 않길 바랐다. 그리고 나는 더욱 추운 곳으로 들어간다. 언제까지 더 가야 할까. 차가운 바람에 눈이 감긴다. 어쩌면 고통도 멎지 않을지 모를 이곳에서 나는 생각한다. 그럼에도 언젠가 온기가 깃든 땅을 밟게 되리라. 광활한 하늘 가운데 솟은 저 해를 보며 감사하다 고백하는 날이 오리라. 그렇게 나는 더 넓어진 지경을 선물로 얻게 되리라. 그래. 이것이면 된다. 그것으로 살아갈 이유는 충분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