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어떨 때 행복하세요? 저는 제가 모르던 나를 발견하는 순간, 성장하는 나를 알아차리는 순간, 행복합니다. 그리고 그런 내가 타인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할 때 온전한 기쁨을 느끼죠.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세상을 바라보려는 나, 모르는 이에게 작은 친절을 베푸는 나를 보며, ‘오늘 하루도 잘 살아내고 있구나’ 하고 안심하곤 합니다.
먹고사는 문제를 걱정하던 부모 세대에 비해 이 시대의 젊은이들은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세상을 살고 있습니다. 행복해야 마땅할 것 같지만, 마음의 추는 불안과 우울에 보다 더 기울어져 있어요.
원하는 건 쉽게 가질 수 있는 현실이 오히려 일상을 지루하게 만들고, 특별히 하고 싶은 게 없는 하루하루가 무기력과 소진의 감정을 불러오죠. 어떤 이들은 이런 젊은 세대를 향해 나약하고 게으르다고 평가하기도 합니다.
소설 『파친코』를 쓴 이민진 작가는 『위대한 대화』(김지수)에서 이러한 기성세대의 관점에 일침을 가합니다. 과거 부모 세대가 생존을 위해 싸워 준 덕분에 지금 세대는 안전한 환경에서 자아실현을 위한 노력만 기울이면 되는 건 맞지만, 생존보다 행복을 추구하는 일이 훨씬 더 어렵다고요.
매슬로의 욕구 단계설에 따르면, 최상위 단계인 ‘자아실현 욕구’와 ‘자기 초월 욕구’는 한 번 충족되면 더는 동기로 작용하지 않는 ‘생리적 욕구’나 ‘안전 욕구’ 등과 달리, 충족될 수 없으며 지속해서 동기를 유발하는 공통점을 지닙니다. 생존이 보장된 세상에서 우리는 이제 행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는 운명을 짊어지고 나아가야 해요.
자아실현, 혹은 이를 넘어 자기 초월을 통해 행복에 다가가려면, 내가 누구인지, 삶의 의미와 목적이 무엇인지, 어떤 가치에 중점을 두고 사는지 알아야 합니다. 나의 행복을 위해 꼭 필요한 일임에도 우리는 자신에 대해 아는 것이 없습니다. 학교에서도, 사회에서도 가르쳐준 적 없죠.
지난 1년 간 고군분투 끝에, '행복은 나다운 일상을 회복하는 과정에 있다'는 나름의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일상을 기록하고, 다정한 시선으로 나를 돌아보니 내 삶의 단단한 뿌리는 내가 매일 느끼는 감정과 활동 속에 있더라고요.
일상을 기록하면 행복한 순간을 이전보다 많이 경험할 수 있습니다. 대단하고 거창한 어떤 것이 아니라, 성장하는 나를, 내가 미처 모르던 나를 만나는 순간 무기력과 소진에서도 점차 해방될 수 있었어요.
행복은 충만한 감정과 닿아있습니다. 충만함은 어떨 때 경험할 수 있을까요? 바로 오늘의 삶에 완전히 몰입할 때 가능합니다.
일상을 기록하면 어제나 내일이 아닌, 오늘을 살 수 있습니다. 마음이 제멋대로 춤출 때 현재에 집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일상 기록입니다. 특히 저처럼 불안과 후회로 많은 시간을 보낸 분들에게 일상 기록을 권합니다. 어제는 이미 지나갔고 내일은 아직 오지 않았다는 걸 명심하세요. 지나간 시간을 아쉬워하거나 오지 않은 시간을 미리 살면, 지금의 삶 속에 내가 존재하지 않게 됩니다.
선택권이 나에게 있다는 걸 기억한다면, 과거나 미래에 머무는 나를 알아차린 순간, 다시 오늘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매시간 내가 무엇을 하고,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오늘의 에너지 레벨은 어떠한지,
이번 주 삶의 균형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충분히 느껴보세요.
충만한 삶을 사는 비결이 멀리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 행복이 있습니다.
오늘을 살며 나의 감정과 행동, 삶의 균형을 가져오는 일들을 건강하게 경험하는 과정은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하게 하는 동력이 됩니다. 또한 타인과 세계에 기여하고자 하는 마음이 나의 일상에 더 몰입하여 충만한 오늘을 살도록 합니다.
지금, 이 순간 삶의 주파수를 어디에 맞추고 있나요?
삶의 마지막 장면에 “아, 그동안 참 행복했어.”라고 말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나를 위한 다정한 일상 기록이 모든 순간 함께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