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에서 4백(흰 설탕, 흰밥, 흰 밀가루, 흰 조미료)을 치우면서 그동안 내가 좋아하는 음식들을 되돌아봤다. 예전에 나는 어떤 음식이든지 달지 않으면 간식으로 당기지 않았던 것 같다. 특히 좋아했던 것은 단팥빵이었다. 빵 속에 들어있는 달콤한 앙꼬는 지금도 눈에 선하다. 팥 으깬 것에 설탕을 듬뿍 친 앙꼬는 생각만으로도 입안에 침이 고이게 한다. 사실 단팥빵의 설탕과 밀가루가 당뇨병에 나쁘지만 않다면 지금도 먹고 싶다. 단팥빵에 대한 재미있는 추억이 있다. 50여 년 전 나는 육군 훈련소에서 친구 C보다 한 달을 빨리 입대하여 훈련이 끝나가고 있었다. 막 훈련소에 입소한 군기가 바짝 든 친구 C를 만나서 데리고 화장실로 갔다. 그곳은 요즘 같은 양변기가 아닌 냄새나는 재래식 화장실이었다. 내 주머니에는 군대 PX에서 파는 단팥빵이 있었다. 사실 내가 더 배고플 때였는데, 친구 C에게 단팥빵을 주면서 “누가 보기 전에 빨리 먹어”를 외쳤던 일이 생각난다. 사회에서 막 입대한 사람과 한 달을 훈련소에서 보낸 사람 중 누가 더 배가 고팠을까?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웃음이 저절로 나온다. 화장실에서 무엇을 먹을 수 있을까? 하지만 당시 훈련소 화장실은 누구에게도 먹을 것을 빼앗길 일 없는 좋은 장소였다. 그렇게 좋아했던 단팥빵을 우리 집 식탁에서 4백을 치우기 전까지 나는 맛있게 먹고 있었다.
요즘도 오후 서너 시쯤이면 당이 떨어져 힘이 든다며 달달한 커피 믹서를 타서 마시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예전에 내가 커피를 탈 때, 비율은 커피 한 스푼, 프림 한 스푼과 설탕 세 스푼이었다. 요즘처럼 아메리카노나 커피믹스가 없던 시절, 사무실이나 다방에 가면 비슷한 커피를 마셨다. 그러다가 커피믹스가 나왔다. 달달한 커피믹스에 무슨 원수라도 진 것같이 하루에 6~7잔을 마셔댔다. 커피믹스에 있는 커피보다 설탕을 더 좋아했었나 보다. 커피믹스를 한잔 마시고 나면 설탕 때문인지 힘이 나는 듯 느껴졌다. 하지만 조금 후 힘이 더 빠졌다. 이것은 혈당이 안정적으로 유지되지 못하고 저혈당 상태로 빠지기 때문이다. 이것을 알게 된 것은 당뇨병이 걸리고 난 한참 후였다.
예전에 나는 전남 순천의 집과 사업장이 있는 전북 부안을 차로 다니려면 필요한 것이 과자였다. 두 시간 정도를 운전하려면 졸리기도 하고 속이 출출했다. 과자를 입에서 당기는 대로 사서 차에서 먹다 보면 종착지에 도착했다. 과자를 입에 넣는 순간 일에 대한 스트레스를 잊고 행복을 느꼈던 것 같았다.
일본의 의학박사 시라사와 다쿠지는 『과자 중독에서 벗어나는 방법』에서 말한다. 과자 중독에 빠지게 되면 먹는 양이 점점 늘어나 비만, 성인병, 치매, 암 등을 초래할 위험을 높이게 된다. 과자는 정제도가 높은 백설탕, 과당, 인공 감미료, 밀가루(글루텐), 소금, 기름 등 중독성을 일으키는 재료가 복합적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건강에 해롭다고 한다.
이런 과자를 30~40년 동안 계속 먹는다면 치매나 암이 유발할 수 있다. 그중에 단맛을 강하게 하려고 원당을 정제하여 영양소가 없는 설탕이 특히 문제이다. 정제 도가 높은 설탕일수록 소화 흡수율이 높아서 혈당치를 급격히 상승시킨다. 혈당치가 갑자기 확 오르면 다양한 질병에 노출될 위험이 높다는 것이다. 이런 주전부리들이 나를 당뇨병 환자로 만든 병인이었다. 물론 지금은 이것들과 결별을 했다.
이런 이야기가 기억난다. 예전 어떤 부부가 감자를 삶고 난 후에 소금을 찍어 먹을까? 설탕을 찍어 먹을 것인가를 놓고 설전이 벌어졌다. 두 가지를 내놓고 본인이 좋아하는 것에 삶은 감자를 찍어 먹었으면 별일이 없었을 것이었다. 싸움의 시작이 설탕과 소금에서 상대방 집안 문제로까지 확전 되었다. 너희 집은 왜 찐 감자에 소금이 아니고 설탕이냐? 그러니 그 모양으로 살지. 또 상대편은 너희 집은 설탕이 아니고 소금이라서 그렇게 잘 사냐라며 부부는 싸웠다. 그 부부는 결국 이혼까지 했다는 한심한 유머를 들은 기억이 있다. 예전의 나는 삶은 감자나 팥죽을 먹을 때 설탕을 듬뿍 쳐서 먹었다. 지금이라면 나는 감자를 천일염에 찍어 먹을 것이다.
쥐에게 치즈 케이크를 주면 멈추질 못하고 계속 먹는다. 설탕과 지방이 적당한 비율로 섞여 있는 치즈 케이크는 입에서 살살 녹는 비율로 섞여 있다. 뇌에 마약 중독처럼 쾌락으로 작용하는 것은 적절한 비율로 섞인 지방과 당분이다. 그 쥐에게서 당뇨와 콜레스테롤 문제가 모두 발생했다고 한다. 사람들이 카페에서 식사 후 커피와 같이 달달한 케이크를 먹는 것은 어떤 문제가 생길까?
조한경 의사는 『환자혁명』에서 말한다. 대사성 질환 환자 치료의 첫걸음은 설탕과 밀가루 음식을 끊는 것이다. 대사성 질환 환자뿐만 아니라 척추 디스크 환자, 관절염 환자의 통증을 줄이기 위해서도 이것을 끊어야 한다. 당분 섭취를 줄이고 간헐적 단식을 하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몸에 생기는 질환들의 통증은 염증이 생긴 결과인데, 설탕과 밀가루가 큰 요인이다.
문제는 환자가 새로 바꾼 식습관이나 생활 습관을 오래 유지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이런 사실을 깨달은 환자들은 어렵지 않게 입맛과 식습관을 바꾼다고 한다.
나는 가끔 주위 사람들에게 이 이야기를 해준다. 그러나 그들은 어딘가가 아프면서도 설탕 끊기를 어려워했다. 완치를 원하는 환자는 ‘깨달음’이 우선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의지를 가지고, 자신의 상황을 깨달아야 치료가 수월해진다. 익숙한 맛들 과 결별할 때가 되었음을 느낀 나는 이제 설탕을 끊고 아프지 않은 건강한 노후를 그려본다.
시라사와 다쿠지/『과자 중독에서 벗어나는 방법』/장하나 역/책밥/2021식탁에서 4백(흰 설탕, 흰밥, 흰 밀가루, 흰 조미료)을 치우면서 그동안 내가 좋아하는 음식들을 되돌아봤다. 예전에 나는 어떤 음식이든지 달지 않으면 간식으로 당기지 않았던 것 같다. 특히 좋아했던 것은 단팥빵이었다. 빵 속에 들어있는 달콤한 앙꼬는 지금도 눈에 선하다. 팥 으깬 것에 설탕을 듬뿍 친 앙꼬는 생각만으로도 입안에 침이 고이게 한다. 사실 단팥빵의 설탕과 밀가루가 당뇨병에 나쁘지만 않다면 지금도 먹고 싶다. 단팥빵에 대한 재미있는 추억이 있다. 50여 년 전 나는 육군 훈련소에서 친구 C보다 한 달을 빨리 입대하여 훈련이 끝나가고 있었다. 막 훈련소에 입소한 군기가 바짝 든 친구 C를 만나서 데리고 화장실로 갔다. 그곳은 요즘 같은 양변기가 아닌 냄새나는 재래식 화장실이었다. 내 주머니에는 군대 PX에서 파는 단팥빵이 있었다. 사실 내가 더 배고플 때였는데, 친구 C에게 단팥빵 주면서 “누가 보기 전에 빨리 먹어”를 외쳤던 일이 생각난다. 사회에서 막 입대한 사람과 한 달을 훈련소에서 보낸 사람 중 누가 더 배가 고팠을까?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웃음이 저절로 나온다. 화장실에서 무엇을 먹을 수 있을까? 하지만 당시 훈련소 화장실은 누구에게도 먹을 것을 빼앗길 일 없는 좋은 장소였다. 그렇게 좋아했던 단팥빵을 우리 집 식탁에서 4백을 치우기 전까지 나는 맛있게 먹고 있었다.
요즘도 오후 서너 시쯤이면 당이 떨어져 힘이 든다며 달달한 커피 믹서를 타서 마시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예전에 내가 커피를 탈 때, 비율은 커피 한 스푼, 프림 한 스푼과 설탕 세 스푼이었다. 요즘처럼 아메리카노나 커피믹스가 없던 시절, 사무실이나 다방에 가면 비슷한 커피를 마셨다. 그러다가 커피믹스가 나왔다. 달달한 커피믹스에 무슨 원수라도 진 것같이 하루에 6~7잔을 마셔댔다. 커피믹스에 있는 커피보다 설탕을 더 좋아했었나 보다. 커피믹스를 한잔 마시고 나면 설탕 때문인지 힘이 나는 듯 느껴졌다. 하지만 조금 후 힘이 더 빠지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것은 혈당이 안정적으로 유지되지 못하고 저혈당 상태로 빠지기 때문이다. 이것을 알게 된 것은 당뇨병이 걸리고 난 한참 후였다.
예전에 나는 전남 순천의 집과 사업장이 있는 전북 부안을 차로 다니려면 필요한 것이 과자였다. 두 시간 정도를 운전하려면 졸리기도 하고 속이 출출했다. 과자를 입에서 당기는 대로 사서 차에서 먹다 보면 종착지에 도착했다. 과자를 입에 넣는 순간 일에 대한 스트레스를 잊고 행복을 느꼈던 것 같았다.
일본의 의학박사 시라사와 다쿠지는 『과자 중독에서 벗어나는 방법』에서 말한다. 과자 중독에 빠지게 되면 먹는 양이 점점 늘어나 비만, 성인병, 치매, 암 등을 초래할 위험을 높이게 된다.
과자는 정제도가 높은 백설탕, 과당, 인공 감미료, 밀가루(글루텐), 소금, 기름 등 중독성을 일으키는 재료가 복합적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건강에 해롭다고 한다.
이런 과자를 30~40년 동안 계속 먹는다면 치매나 암이 유발할 수 있다. 그중에 단맛을 강하게 하려고 원당을 정제하여 영양소가 없는 설탕이 특히 문제이다. 정제 도가 높은 설탕일수록 소화 흡수율이 높아서 혈당치를 급격히 상승시킨다. 혈당치가 갑자기 확 오르면 다양한 질병에 노출될 위험이 높다는 것이다.
이런 주전부리들이 나를 당뇨병 환자로 만든 병인이었다. 물론 지금은 이것들과 결별을 했다. 이런 이야기가 기억난다. 예전 어떤 부부가 감자를 삶고 난 후에 소금을 찍어 먹을까? 설탕을 찍어 먹을 것인가를 놓고 설전이 벌어졌다. 두 가지를 내놓고 본인이 좋아하는 것에 삶은 감자를 찍어 먹었으면 별일이 없었을 것이었다. 싸움의 시작이 설탕과 소금에서 상대방 집안 문제로까지 확전 되었다. 너희 집은 왜 찐 감자에 소금이 아니고 설탕이냐? 그러니 그 모양으로 살지. 또 상대편은 너희 집은 설탕이 아니고 소금이라서 그렇게 잘 사냐라며 부부는 싸웠다. 그 부부는 결국 이혼까지 했다는 한심한 유머를 들은 기억이 있다. 예전의 나는 삶은 감자나 팥죽을 먹을 때 설탕을 듬뿍 쳐서 먹었다. 지금이라면 나는 감자를 천일염에 찍어 먹을 것이다.
쥐에게 치즈 케이크를 주면 멈추질 못하고 계속 먹는다. 설탕과 지방이 적당한 비율로 섞여 있는 치즈 케이크는 입에서 살살 녹는 비율로 섞여 있다. 뇌에 마약 중독처럼 쾌락으로 작용하는 것은 적절한 비율로 섞인 지방과 당분이다. 그 쥐에게서 당뇨와 콜레스테롤 문제가 모두 발생했다고 한다. 사람들이 카페에서 식사 후 커피와 같이 달달한 케이크를 먹는 모습이 떠오른다.
조한경 의사는 『환자혁명』에서 말한다. 대사성 질환 환자 치료의 첫걸음은 설탕과 밀가루 음식을 끊는 것이다. 대사성 질환 환자뿐만 아니라 척추 디스크 환자, 관절염 환자의 통증을 줄이기 위해서도 이것을 끊어야 한다. 당분 섭취를 줄이고 간헐적 단식을 하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몸에 생기는 질환들의 통증은 염증이 생긴 결과인데, 설탕과 밀가루가 큰 요인이다.
문제는 환자가 새로 바꾼 식습관이나 생활 습관을 오래 유지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이런 사실을 깨달은 환자들은 어렵지 않게 입맛과 식습관을 바꾼다고 한다.
나는 가끔 주위 사람들에게 이 이야기를 해준다. 그러나 그들은 어딘가가 아프면서도 설탕 끊기를 어려워했다. 완치를 원하는 환자는 ‘깨달음’이 우선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의지를 가지고, 자신의 상황을 깨달아야 치료가 수월해진다. 익숙한 맛들 과 결별할 때가 되었음을 느낀 나는 이제 설탕을 끊고 아프지 않은 건강한 노후를 그려본다.
시라사와 다쿠지/『과자 중독에서 벗어나는 방법』/장하나 역/책밥/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