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문터진 물건50 궁금아리9
꽃들은 어쩌면 저렇게 예쁠까?
아, 나도 꽃이 되고 싶다 .
꽃이 되면 모두 나를 보고 예쁘다고 해주겠지.
공부도 안해도 되고 숙제도 없지. 학원도 안가지.
얼마나 좋을까?
꽃나무 끝에는 예쁜 붉은 꽃들이 피지.
그래, 나도 꽃이 되면 되잖아.
앗 따거,따거 !!
왜 이렇게 가시가 많은거야?
성공하려면 아픔을 이겨내고 끝까지 노력해야 한다고 했어.
낑차 낑차.이정도쯤이야 이겨낼 수 있어!!
휴, 가지 끝에 겨우 도착했네.
야!! 이제 나도 꽃이다.
꽃들아, 얘들아 지금부터 우린 친구야.
응? 이게 무슨 소리야? 방긋
얘들아. 재 좀봐. 자기가 꽃이래? 방긋 너무 귀엽지 않니? 호호호
야 노랑둥이야, 넌 왜 꽃이 되고싶은 거야? 방긋
꽃은 예쁘잖아. 가만히 있어도 다들 좋아해주고.
쯧쯧, 넌 몰라도 한참 모르는 구나. 방긋.
그래, 뭐 그렇게 보일 수 있지. 호호호
어? 저 아래 너네 엄마 아빠 아니야? 방긋. 쓰러져 계셔!! 방긋
어서 내려가봐- 호호호
몰라, 난 여기서 꽃이야 이젠.
엄마 아빠는 원래 기절 잘해!! 금방 일어날거야, 괜찮아.
그래도?---- 방긋
아리야, 여보 아리 거기 있나요?
당신이랑 있었잖아.
또 사라졌네요. 요즘 애가 왜 이러는지 정말 - 빨리 찿으러갑시다.
이번엔 내가 잘 못 본거 아니야.
시끄러워요. 그게 뭐가 중요해요. 빨리 뛰기나 해욧.
여, 여보 ---
핵헥 --저기 꽃나무 꼭대기--- 바람이라도 불면?
안돼, 아이고 아리야!!! 깨꼬닭!!
왜 난 못생겼느냐고 그렇게 짜증을 내더니 --
저 나이엔 누구나 꽃앓이를 하니까 지나가겠지 했는데 --
아리야, 거기 가만히 있어라. 위험해. 데리러 갈게-
여보, 천천히 한 발, 한 발 올라가요.
이 따거운 가시나무 사이를 어떻게 올라갔지?
조심조심!
아얏!! 따거워 미끄닭 !
아아아 - 세상이 다 흐릿해지고 빙글빙글 거꾸로 보여요.
(거꾸로 넘어졌으니 거꾸로 보이는게 당연하지!)
아이구- 진짜 기절 했나봐. 119 불러야 하나? (큰 소리로)
아리 엄마. 정신차려봐요 - (그래 아니지- 흠!! )
당신은 살이 많아서 가시에 찔려도 나 보단 그래도 덜 아플거야.
뭐라고욧!! (ㅋㅋㅋ 그렇지. 화를 내며 파다닭 일어나야 당신이지.)
자 내 손 잡아요.
됐어요!! 어서 올라가욧. (성공!)
아리야, 내려가자 왜 이러고 있는거야.
엄마, 아빠 나는 이제 꽃이야.
병아리 따위는 지겹고 싫다고.
난 꽃이 되어서 매일 예쁘게 관심 받으며 웃고 살래.
호호호 야, 이 아무것도 모르는 귀여운 병아리야. 방긋
우리가 웃고 놀고 있는 것 같아 보이지만 호호호
우린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 중이야. 방긋
벌,나비를 꼬득여서 오게 해야하거든. 호호호
웃어야지, 화내면 누가 오겠니? 방긋
그래서 예쁜 옷입고 맨날 웃고 있는거야. 호호호
호호호 자동이야. 방긋
웃는 것도 우스워서 웃어야지 억지로 계속 웃고 있어봐라 미친다. 호호호
그리고 피어있는 동안 죽도록 열심히 일을 해야해. 방긋
며칠 동안 밖에 못 살거든. 호호호
그래서 모두 입이 찢어져라 활짝 웃고 있는거야. 호호호 방긋 방긋
슬퍼도 웃어야해. 방긋
아리야 정신차리고 호호호
어서 내려가서 따뜻한 엄마품에 안기렴. 방긋 호호호
아리는 꽃들의 방긋 호호호 소리가 갑자기 슬프게 들렸어요.
어쩔줄 몰라 하고 있을 때 엄마가 아리 가까이 올라 왔어요.
아리야 어서 내려가자.
엄마는 아리가 꽃보다 훨씬 더 귀엽고 예쁘단다.
진짜? 그런데 왜 맨날 야단만 쳐?
아리가 더 잘되라고 그러는거지.
잘 되는게 뭔데? 상 받는거? 시험잘 보는거?
왜 그런 생각을 해 아리야.
아리가 속상하지 않고 건강하고 행복한게 더 잘 되는 거지.
엄마가 혼내서 미안하다.
우리 아리 만큼 소중한 건 세상에 없단다.
내가 엉뚱한 짓만하고 이렇게 도망치고 말썽 피워도?
그럼 엄마아빠는 세상 끝까지라도 널 찾아 갈 수 있어.
엄마가 아리를 꼭 안아 주었어요.
아리는 눈물이 찔끔나오려했어요.
꽃들이 아리를 보고 더 환하게 방긋 방긋 웃고 있었어요.
여보, 가만히 서 있지 말고 뭐라고 말좀 해봐욧!
말 막히면 나한테 난리야. 흠 - 흠 아리야 어서 집으로 가자.
아리는 얼른 크게 소리쳤지요.
엄마 아빠. 여기서 누가 더 빨리 내려가나 내기해요!!
헤헤헷-- 다다다-
헉! 또 시작이네요 -
원래 아리로 돌아왔어요- 여보, 다행이에요.
벌써 우릴 앞질렀어요.
야, 아리야 넌 어떻게 그렇게 가시 나무를 잘 타고 내려가니?
가시를 계단이라고 생각하고 짚으면서 내려가면 되는데?
아이구 따라잡을 수 가 없네요.
여보, 우리 아리를 장애물 달리기 선수로 키워 볼까요?
또 또또--- 쯧!
꽃들아 안녕 - 너희들이 그렇게 고생하는 줄은 몰랐어.
언제나 웃고 있으니까 매일 매일 행복한 줄 알았어.
하지만 너희들이 예쁜건 사실이야. ㅎ 또 놀러 올게.
꽃앓이를 심하게 했던 아리.
한 뼘 더 쑤욱 자랐네요.
그 뒤로 아리는 떨어진 꽃잎을 보면 입에 물고 와
한 곳에 곱게 모아 두는 꽃아리가 되었대요. 방긋, 삐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