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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quitter Feb 07. 2024

성인 ADHD를 벗어나기 위한 일기 - DAY 2

오전 루틴을 만들어보자


성인 ADHD를 비약물로 개선하고 싶다면 인지행동치료가 아주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이다. 내 행동의 안 좋은 습관이나 패턴을 깨지 않는다면 같은 문제들이 계속 반복되기 때문이다. 우선 나는 나의 문제행동부터 파악을 했다.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미루는 것


이는 불안+회피가 동시에 일어날 때 발생하는 문제이다. 


보통 사람들은 하기 싫고, 귀찮지만 해야 하는 일들(ex. 어려운 업무 또는 집안일, 씻기 등 사소한 일)이 생겼을 때, 그냥 하면 된다. 근데 나와 같은 사람들은 그 시작이 쉽지가 않다. 시간은 지나가는데 일들은 남아있으니, 그게 불안이 되어 나에게 돌아온다. 그럼 또 나는 그 불안감을 '당장' 없애기 위해서, 내 생각을 차단할 수 있는 숏츠나 릴스같은 일방향적인 미디어에 의지하고 만다. 왜냐면 그게 불안을 없애기에 가장 빠른 방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게 정말 불안을 없앨 수 있는 방법일까? 아니다. 그건 불안을 없앤 게 아니라 회피한 것이기 때문에, 해야 하는 일을 해결하지 않는 이상 이 불안은 절대 없어지지 않는다. 그걸 스스로 알고 있지만, 1-2시간을 써서 해야 할 일은 완료하고 불안을 없애는 것보다 1-2초 만에 불안 회피가 가능한 쉬운 방법을 자꾸 선택하는 것이다. 그리고 결국엔 이러한 습관과 패턴을 만들기 시작한다.


이 습관과 패턴을 먼저 깰 필요가 있었다. 처음부터 과하게 나에게 미션을 부여하지 않았다. 나 스스로에게 해야 할 일을 완료했을 때 오는 성취감을 조금이라도 느끼게 해 주는 게 중요했기 때문이다. 해야 하는 일들 중 시간을 많이 들여야만 끝낼 수 있는 일들은 일단 미뤄두었다. 미뤄도 되는 합당한 이유를 부여했으니, 불안감은 한층 낮아졌다.


그렇게 오전루틴을 만들기로 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이불 정리를 하고, 양치를 하고, 책상에 앉아 오늘 하루동안 할 것들에 대해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하루동안 할 것'들은 최소한으로만 짰다. 예를 들어 5분간 독서하기, 20분간 글쓰기, 1분짜리 스트레칭하기와 같이 준비시간이 절대 길지 않은 것들 위주로만 배정을 했다. 그리고 작심삼일을 넘어, 아직까지는 잘 지켜나가고 있다.


앞으로 이런 나의 루틴을 잘 지켜나갈 수 있을지 계속 기록해 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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