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세일러문, 웨딩피치, 천사소녀 네티의 세대다.
-K작가이야기8-
나는 세일러문, 웨딩피치, 천사소녀 네티의 세대다.
친구들과 모이면 가끔가다가 추억의 만화들을 더듬곤 하는데, 사실 위의 만화보다도 열화와 같은 반응을 이끌어냈던 만화가 바로 포켓몬스터였다. 포켓몬스터는 남녀학생 할것없이 만화자체도 인기였고, 캐릭터 상품화에도 성공한 대표 케이스라고 말할 수 있겠다.
특히, 초등학생들에게는 없어선 안될 당시의 아이템. 포켓몬스터 스티커.
나는 남들보다 조금 늦게 포켓몬에 눈을 떴다. 모두들 3~4학년 때쯤 스티커와 포켓몬스터 고무딱지를 모으기 시작했는데, 나는 그것들을 6학년 때 시작했다.
원래, 늦게 배운 놈이 더 한다고.
그 누구보다 열심히 스티커와 딱지를 사 모으기 시작했다. 그렇게 좋아하던 400원짜리 떡꼬치도 안사먹고 하루 용돈 500원을 전부 포켓몬에 쏟아부었다.
아이들과 스티커따기 게임을 하면 악착같이 덤벼서 했고, 심지어 돈을 좀 더 주고 (그래봐야 200원) 친구의 스티커를 사기도 했다. 간혹 스티커 모으기에 흥미가 떨어진 아이들은 자기가 여지껏 모은 스티커들을 정가에 팔기도 했는데, 그때는 무슨 바겐세일장의 아주머니들처럼 달려들어서 조금이라도 더 희귀하고 좋은 스티커를 사가기 위해 혈안이였다.
그 어린 나이에도 어른들의 시장 구조처럼, 나름 체계적인 스티커 판이 돌아가고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조금 웃긴걸.
나보다 더 위에 선배들은 핑클빵과 국진이빵 스티커를 모았다고 하는데, 우리때는 그것이 그렇게 유행을 타진 않았다.
포켓몬 스티커도 처음에는 핑클빵처럼 500원짜리 빵에 한 개씩 들어있었는데, 빵보다는 스티커의 인기가 엄청나다보니, 내가 고학년일 때에는 그냥 스티커만 한 개에 100원씩 팔았었다. 학교가 끝나고 문구점에 가면 스티커들을 골라내는 아이들의 손이 분주했다.
스티커는 어떤 캐릭터가 들어있는지 알 수 없게끔 불투명한 종이로 포장되어있었는데, 어떻게든 보려고 오래 들여다보고 있으면 주인 아주머니가 ‘오래 보지말라’ 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운이 좋으면 캐릭터가 골고루 잘 나오고, 그 반대면 같은 캐릭터가 3장이 나온적도 있었다. 그땐 정말이지 힘이 쪽빠져서 집으로 돌아가는 내내 축 쳐진다.
포켓몬 스티커는 캐릭터스티커와 함께 이름 스티커가 함께 들어있는데, 그걸 두 개 다 모으는 부류가 있고, 캐릭터만 모으는 부류가 있었다. 참고로 나는 전자였다. 그래서 어쩌다가 이름표가 없어지게 되면은 발을 동동구르며 난리도 아니였다.
지금도 그 때 모은 스티커들을 버리지 않고 고스란히 갖고 있는데, 이제는 피카츄 꼬부기 리자몽등 주인공격인 캐릭터 빼고는 이름도 잘 기억나질 않는다. 뭐가 좋다고 그렇게 모았는지. 스티커도 100개가 훌쩍 넘어간다. 정말 열심히 모았나보다. 그 스티커들을 보고 있노라면 그 당시의 문구점. 스티커 주변에 놓여있던 100원짜리 불량식품들. 슬러쉬 등 추억의 풍경들이 자연스럽게 딸려나온다. 이제 이 스티커는 단순히 만화 캐릭터 상품이 아니라 나에게는 그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는 소중한 물건이 되었다.
나의 현재와 과거을 이어주는 연결고리.
당신에게도 이런 물건이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