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 동탄2신도시 바로 옆에 위치한 무봉산 자연휴양림은 2023년 11월 1일 문을 연 막내 자연휴양림이다. 수원이나 용인, 동탄에서 가깝고 교통이 편리하기에 이제 막 1년이 지났지만 벌써 많은 사람들이 찾는 인기 휴양림이 되었다.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는 10월. 우리 가족은 무봉산 자연 휴양림을 찾았다. 봉황이 두 날개를 펼쳐 춤을 추는 듯하다 해서 이름 붙여진 무봉산은 동탄2신도시 동쪽에 위치해 있었다. 도속도로를 지나서 동탄의 동쪽 끝으로 가니 무봉산 자연휴양림 안내판이 눈에 들어왔다. 서울에서 출발하여 50분 정도. 한 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오른쪽 언덕 위에는 근사하게 지어진 숲 속의 집이 줄지어 있었고, 왼쪽에는 주차장과 함께 넓게 펼쳐진 잔디밭과 피크닉장이 있었다.
무봉산 자연휴양림 입구
숲속의 집과 잔디마당
휴일이라서 그럴까? 피크닉장과 잔디밭에는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가득 차 있었고, 여기저기에서 바비큐 굽는 냄새가 우리를 유혹했다. 문득 궁금증이 생겼다.
'휴양림에서 무슨 단체 모임이 있나?'
어떤 자연휴양림을 찾아도 이 시각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있는 것은 처음이었다. 호기심이 생겼다. 차를 주차하고 피크닉 존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근처로 가서 슬쩍 고기를 굽는 분께 물으니 바비큐존은 예약을 했다는 것이었다. 내가 몰랐던 새로운 시스템이었다. 궁금해서 다시 물으니 이곳에 있는 바비큐존과 오두막, 잔디밭의 테이블은 당일 예약이 가능하다고 했다. 바로 숲나들e에 들어가서 확인해 보니 부대시설 예약이 가능해 보였다. 아쉽게도 주말은 몇 주간의 예약이 완료된 상태. 숙소가 아닌 오두막이나 잔디밭 테이블, 또는 바비큐존에서 당일치기로 시간을 보내는 것도 무척이나 매력적으로 느껴져 보였다.
피크닉존의 오두막
잔디광장과 테이블 좌석들
근처에 종합 안내도가 있어서 지도를 확인해 보았다. 무봉산 자연휴양림에는 숲 속의 집 10개 동을 비롯하여 텐트를 칠 수 있는 데크야영장, 뾰족하게 삼각뿔 모양으로 만들어진 피크닉오두막 10여 개, 야외에서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는 바비큐존 등이 옹기종기 모여있었다. 가족들이나 친구들끼리 함께 와서 자연을 즐기기에 최고의 공간임이 틀림없었다.
다시 발걸음을 옮겨서 입구 쪽에 있는 산림자원 교육체험관으로 향했다.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또 한 번 감탄사가 나왔다. 단순히 전시공간으로 생각했는데, 숲을 콘셉트 화하여 만든 오감형 체험 공간이 나타났다. 제주도'빛의 벙커'를 들어설 때의 느낌이랄까? 빛과 자연을 콘셉트로 만든 특별한 공간들이 내 시선을 끌었다. 아이들과 함께 하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내가 다녀본 숲체험 시설 중에서 가장 세련되고 인상적인 곳이었다.
산림자원 교육 체험관 풍경
관리사무소에서 키를 수령하고 우리가 머물 숙소로 향했다. 차를 몰고 숲 속의 집이 있는 언덕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드디어 105호의 문을 열었다. 넓게 빠진 거실이 우리를 먼저 맞이했다. 식탁과 소파가 있었고 전자레인지와 밥솥도 준비되어 있었다. 문을 열고 나가니 마음에 쏙 드는 넓은 테라스가 우리 눈에 들어왔다. 가족들이 함께 저녁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근사한 야외 식탁과 함께 바비큐 장비로 구비되어 있었다. 역시 새삥(?) 휴양림이다. 모든 것이 완벽했다. 진심으로 내가 지금껏 다녀본 휴양림 중에서 최고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었다.
숲 속의 집 5호실
숲 속의 집 테라스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숲 속의 집은 복층 구조로 되어 있었다. 계단을 살포시 올라갔다. 2층은 숙소에 들어가니 침대가 있었다. 휴양림에 침대가? 그런 곳이 있었나? 내가 다녀본 곳 중에서 침대가 있는 곳은 무봉산 자연휴양림이 처음이었다. 대박이었다. 또 하나의 방에는 침대는 없었지만 넓지막한 온돌방이 있었다. 2층이었기에 휴양림 전체를 둘러볼 수 있었는 근사한 방이었다.
숲속의 집 2층방
숲 속의 집을 나와서 무봉산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무봉산은 해발 360m로 산새가 험하지 않고 등산로가 잘 정비돼 있었다. 무봉산 안쪽으로 들어가는 길에는 계곡 쉼터와 산책로가 이어져 있었다. 야영장 앞의 화장실과 샤워장을 지나서 계곡으로 올라갔다. 이동이 편하도록 나무테크가 계곡을 따라서 이어져 있었다.
조금 더 오르니 무봉산 숲길 안내도가 보였다. 산책로가 잘 정비되어 있고 높지 않아서 그런지 대부분 1~2시간이면 정상까지 왕복이 가능해 보였다. 이 숲길 오르는 길에 야영장이 있었다. 13개의 야영장이 있었는데, 텐트를 쳐도 좋고 그냥 작은 의자를 펴고 하늘을 보며 사색을 즐기기에도 좋은 공간으로 보였다. 밤이 되면 저 멀리 자연휴양림과 함께 동탄신도시의 근사한 야경을 즐길 수 있었다.
이제 첫 돌을 맞이한 화성시 무봉산 자연휴양림. 정말 기대하지 않고 들렸지만 그 만족감은 어느 휴양림보다 높았고 기대 이상이었다. 도시에 사는 우리 가족에게 가장 잘 맞는 자연휴양림이라는 생각. 다음에도 기회가 된다면 꼭 한 번 다시 방문하고 싶다. 다시 한번 예약의 행운이 오기만을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