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서의 물놀이하면 아름다운 해변이 바로 떠오르지만 도민들이 더 즐겨가는 곳이 있다. 바로 해변 근처에 자리 잡고 있는 담수욕장들이다. 이곳은 지하수로 만들어져 물이 더욱 차가운 특징이 있다. 무료인 데다가 자연 그대로의 수영장이기 때문에 일부 사람들은 해변에서 놀다가 담수욕장에 와서 몸을 헹구고 가는 경우도 많다.
구좌읍 김녕해수욕장 근처에는 '청굴물'이 있다. 원래는 이곳 용천수를 모아 쓰던 물통이라고 한다. 용천수는 지하수가 바다 가까이 와서 솟아 나오는 물을 일컫는다. 특히 이곳은 바닥이 다 비칠 정도로 물이 맑고 깨끗한 데다 반원형으로 만든 곡선이 아름다워 인증사진을 찍으러 오는 젊은이들도 많다. 아이가 이곳을 좋아해서 오전에는 청굴물에서 놀다가 점심 먹고 오후에는 김녕해변에서 놀 계획이었는데 오전 오후 내내 청굴물에서만 놀기도 했다.
제주 삼양해수욕장 인근에 있는 '샛도리물'도 있다. 청굴물이 인증사진 찍으러 오는 젊은 관광객이 많은 곳이라면 샛도리물은 정말 동네 꼬마들이 모두 모인 물놀이터다. 용천수라 뼈가 시릴 정도인데도 꼬마들의 열기에 물이 많이 차갑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찾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동네 할머니들이 옥수수를 삶아와 팔기도 하고, 아이를 데리고 온 가족들은 주변에 돗자리를 펴고 앉아있어 왠지 정겹게 느껴지는 곳이다. 포구 옆쪽으로는 초등학생 아이들이 다이빙을 열심히 하는데 보기만 해도 시원했다.
서귀포에는 자구리 담수욕장이 있다. 이곳은 위에서 말한 두 곳보다 크기는 조금 작지만, 한여름에는 발을 담그고 노는 가족들로 붐비는 곳이다. 아이들의 경우 튜브도 타고 놀만한 공간이다. 특히 이곳은 바로 옆에 자구리문화예술공원이 있어서 돗자리를 펴고 피크닉을 하기에도 좋다. 하준이도 자구리 담수욕장에서 발만 담그고 놀다가 이 공원 바닥분수에서 온몸을 다 적셔 여벌옷을 챙겨 오지 않은 우리를 당혹스럽게 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바닥분수와 운동기구, 담수풀장까지 있으니 공원에 돗자리를 펴놓고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내기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