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인의 고백

우울단편선 #3

by 플루토

아무래도 저는 지구인이 아닌가 싶습니다.

불시착한 우주인일 지도요.

지구별 환경과 맞지 않는 이유가 있다니까요.

저 멀리 나를 구해줄 우주선이 오려나요.

아직 오지 않은 거 보니 구출할 생각이 없나 봅니다.

그럼 나의 무덤을 만드는 수밖에요.


이건 비밀인데 나는 사실 무덤을 짓고 있답니다.

하나의 웃음, 하나의 추억, 하나의 꿈.

하나의 보람, 하나의 친절, 하나의 설렘.

작고 사소한 행복을 정성스레 쌓는 겁니다.

무덤만큼은 그래도 어른인데 스스로 해야겠지요.

나에게 소중하고 애틋한 것만 남기고 좋았던 순간만 간직하면 덜 불행할까 싶습니다.

다시 힘을 짜내어 돌을 쌓아야 하는데

지금은

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