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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0자 단상(20250324) - 아웃사이더

아웃사이더 이방인 아싸 인싸 자발적아싸 대인관계 정도전

by 브레인튜너 Mar 24. 2025

세상에 사는 사람은 두 가지로 나뉜다. 아싸outsider와 인싸insider다.




아웃사이더는 사전에서 '사회의 기성旣成 틀에서 벗어나서 독자적인 사상을 지니고 행동하는 사람'으로 규정한다. 전통과 규범에 얽매이지 않고 다른 생각으로 사는 사람이라고 명확하게 정의한다. 반면에 인사이더는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사람들과 잘 어울려 지내는, 그저 그런 보통의 사람을 뜻한다. 인싸 중 속한 무리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사람을 '핵인싸'로 지칭한다.


꼭 그래야 한다는 법은 없지만, 사람들이 따라 하는 보이지 않는 패턴이 있다. 특히 자녀 교육과 관련된 일은 더욱 그러하다. 자녀를 어릴 때부터 사교육으로 선행 학습을 시킨다. 최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면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유리할 수 있다고 믿어서 그런지 입시 전쟁터로 내몬다. 대부분 인싸로 살아온 경험 때문일지는 몰라도 자식만큼은 조금이라도 핵인싸로 만들고 싶은 욕망에서 비롯한 현상은 아닐지 생각한다.


'아싸'는 '왕따'와는 조금 다른 의미가 있지만, 크게 다른 점은 없는 듯하다. 자발적으로 왕따가 되는 사람도 있다 보니 아싸가 내포하는 의미는 사전의 정의로만 충분하지 않다. 좋은 말로 하면 세상의 편견과 맞서는 사람이고, 낮게 얘기하면 환영받지 못하는 소위 '따'이다. 이들이 아싸라고 생각한다.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는 물고기 같은 사람들이다. 이들이 결국 세상을 바꾼다.


요즘 세태는 정도전鄭道傳을 떠올리게 한다. 개혁으로는 세상의 부조리를 바꿀 수 없어서, 변혁을 기획하고 실행한 혁명가다. 자정능력이 없었던 고려의 문을 닫고 새로운 나라를 열었다. 삼봉三峯은 아싸로 풍운의 삶을 살다가 갔다. 유불리有不利를 따지지 않는 성품 때문에 권모술수가 판치는 정치권에서 오랫동안 이방인 취급을 당했다. 귀양 생활 조차도 차별 대우를 받았다. 본인에게는 괴롭고 힘든 시간이었지만, 결국 민본民本, 위민爲民 사상을 닦는 기초가 되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 역사에 정도전처럼 세상을 바꾼 아싸가 있었는가 싶다. 위인이다, 영웅이다 하면 출생부터 아름답게 포장된 말(?)로 시작되는 이들에 비해, 보잘것없는 존재였다. 하지만 세상을 바꾸겠다는 의지 하나로 조선의 기틀을 세웠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 도학정치道學政治를 추구했다. 왕조 시대의 한계로 신권臣權정치의 이상이 실현되지 않은 게 안타까울 뿐이다. 


자기의 영달밖에 모르는 인싸, 엘리트보다는, 역사를 두려워하는 아싸가 우리 공동체에 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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