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 독거노인의 병원 동행기
어르신은 2020년초부터 정기안부확인이 필요한 독거노인으로 등록되셨다. 어르신께 서비스를 진행한 지 2개월도 안 된 시점, 코로나의 첫 시발점이었던 우리 지역의 그 종교모임에서 슈퍼 코로나 31번 확진자가 발생했다. 그 어르신은 31번 확진자가 참여한 종교 회합 자리에 함께 계셨던 분이었다.
서비스가 일제히 셧다운 되었을 때 였지만 우리는 전화로나마 이 어르신의 안부를 매일 확인했다. 그 때는 코로나가 폭발적으로 발생하던 초기였고, 매일 늘어나는 확진자의 숫자에 공포감이 팽배했다. 불과 한 달 만에 우리 지역은 누적 확진자 6천명에, ‘봉쇄령’ 까지도 거론될만큼 지역 전체가 코로나 바이러스 덩어리로 낙인찍혔다.
아니나 다를까, 이 어르신은 며칠만에 발열과 기침 증상이 있기 시작했다. 보건소는 갑자기 폭증한 숫자를 감당하지 못해 접수를 받고도 몇일이 지나도 방문 검사의 여건이 안 되었다. 독거노인이 혼자서 보건소까지 이동할 방법도 만무했다. 가족도 없으셨지만 가족이 있다해도 감염의 우려로 동행해서 이동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검사결과가 나오는 것도 몇 일씩 걸리던 시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사만이라도 받게 해 달라고 독촉을 해 보아도 보건소는 마치 전쟁터 같았고, 전화 연결조차 쉽지 않았다.
증상만으로도 어르신은 이미 확진자셨다. 치료가 갈급한 상황에 검사조차 받지 못한 상황이 지속되었다. 주말,휴일이 걸쳐진 날에도 우리 담당 사회복지사는 전화로나마 안부를 확인했고, 집 밖을 나오지 못하시는 어르신께 식료품 키트를 집 앞에 가져다 놓았다.
하루는 전화를 안 받으신 때가 있었다. 어느 누구도 전문 방호복을 갖춘 전문인력이 아니고는 집안을 열고 들어갈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다급한 마음으로 119에 상의를 했다. 119에서도 대안이 없었다. 코로나 확진이 나온다고 해도 우리 지역은 병상은 없고, 확진 의심자로 신고가 되어 아주 응급한 대상이면 가까운 타지 병원으로 이송 할 상황이라고 했다.
다행히도 곧 어르신과의 전화가 연결되었고 어르신은 호흡 곤란 증세와 여러 가지 확진증세를 가지고도 우리의 관심과 관리로 잘 버티셨다. 드디어 일주일쯤이 지나 보건소에서 방문 검사를 시행했고 너무 당연한 의심할 여지없는 확진이었다.
그래도 어르신은 우리의 열렬한 응원같은 연결로, 걸리면 마치 죽을지도 모르는 병과 같은 코로나를 잘 지나 일상을 회복하셨다.
지금은 내가 독거노인들을 지원하던 현장에서 다른 기관으로 발령을 받은지 2년이나 지났다. 아마도 지금은 내가 재직할 때 와는 달리 현명하게 직무범위에 맞는 전문성으로 잘 대처하고 있으리라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