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각형 인간’을 처음 들었을 때의 당혹감을 기억한다. 아마 이 당혹감은 나로서는 이번 생애에는 절대 달성할 수 없는 확실한 불가능성을 인지했기 때문일 것이다. 한편으로는 육각형 인간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는 사람으로서 육각형 인간을 선망하는 트렌드를 보며 정말 다들, 불가능을 가능하게 해야 한다고 믿으며 참으로들 힘들게도 사는구나, 하는 안타까움도 섞여 있었다.
외모, 집안, 학력, 직업, 자산, 성격의 여섯 가지 요소 중 어느 하나 빠짐없이 가지고 있어야 하는 육각형 인간.
‘육각형 인간’의 상당 부분은 타고나야 가능한 요소들로 구성되어 있어 ‘육각형 인간’은 불가능하기도 하지만 불공정하다고 느낄만한 요소들이 상당 부분 있다.
- 외모: 타고나야 하는 것. 성형 수술과 관리로 개선 가능한 부분을 고려해도 타고나는 외적 매력을 무시하기 어렵다. 게다가 ‘외모’ 요소에는 신장이 포함된다. 어떤 사람에겐 절대 불가능한 조건이 달려있는 셈이다.
- 집안: 타고나야 하는 것. ‘육각형 인간’의 ‘집안’ 요소는 집안의 사회적 지위, 명성, 경제력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듯하다.
- 학력: 의지가 강한 사람이 물질적으로 풍요롭지 않은 집안에서 좋은 학력을 갖는 것도 가능하나 ‘육각형 인간’이 계층 사다리가 무너졌다고 하는 요즘 트렌드임을 고려하면 ‘학력’ 요소는 다른 이야기가 된다. 부모, 또는 조부모의 능력과 자산이 학력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는 시대에 학력도 어느 부분 타고난다는 것을 반영한 요소다. 공부 머리, 공부하는 분위기, 공부하는 습성도 ‘집안’ 요소에 포함된다.
- 직업: 부모의 경제력, 집안의 영향을 받는 학력의 연장선으로 보면 가질 수 있는 직업 수준 또한 어느 정도 타고나는 부분을 무시할 수 없다. 집안의 직업 수준이 대물림되는 현상이 포함된 요소다.
- 자산: 타고나는 것. 자수성가한 자산가들도 있으나 ‘육각형 인간’ 트렌드의 자산은 젊은 자산가, 영 앤 리치다.
내가 제대로 이해한 것이 맞는다면 ‘육각형 인간’은 이렇게 탄생한다.
옛날 옛날에 A 왕국의 아름다운 공주와 B 왕국의 잘생긴 왕자가 결혼해서 엄마 아빠를 꼭 닮은 잘생긴 아들, 예쁜 딸을 낳았다. 왕과 왕비는 왕자와 공주에게 나라 최고의 학자를 모셔 집중 전인 교육을 시킨다. 국어, 영어, 수학, 과학, 사회, 영어, 프랑스어, 라틴어 등 5개 국어 구사, 승마, 수영, 무예, 미술, 악기, 문학 모든 면에서 모자람 없는 완벽한 왕자와 공주로 성장한다. 왕자와 공주의 성격이 어떤지는 베일에 싸여있다. 하지만 모든 것을 갖춘 왕자님과 공주님이 '성격'마저 좋아버린다고 소문이 나며 완벽한 인간상에 대한 허영에 종지부를 찍어버린다.
인간 사회는 오랜 기간 동안 소수의 지배 계층이 모든 부와 권력을 장악하는 것을 경계하지 않았던가. 부와 권력이 세습되는 것을 경계하지 않았던가. 이제 다수의 인간이 스스로 ‘육각형 인간’이라는 소수를 만들어 추앙하려고 하다니.
‘육각형 인간’을 선망하고 추앙할수록 개인의 좌절감은 더해진다. (우울감은 덤이다.) 불가능에 가까운 육각형 인간이 되기 위해 스스로의 뼈를 깎고 스스로를 갈아 넣는 강박증이 생길 우려도 있다. ‘육각형 인간’의 요소 중 애초에 닿을 수 없는 조건들이 아직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시작도 전에 열패감을 준다. 설령 ‘육각형 인간’이 현실 어딘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그들은 몹시 소수이다. 그 소수의 ‘난 너희들과 달라.’ ‘넌 우리와 달라.’식의 우월감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몹시 곤란한 개념이다.
육각형 인간의 구성요소 중 흥미로운 부분은 ‘성격’ 요소를 넣은 부분이다. 외모, 집안, 학력, 직업, 자산이 타인에게 과시하고 자랑할 수 있는 요소인데 반해 객관적으로 측정이 불가한 ‘성격’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 외모, 집안, 학력, 직업, 자산을 모두 가지고 있는 여러분들, 성격까지 완벽해야 합니다! 완벽한 인간을 추구하는 동시에 추상적이면서 변덕 심한 ‘성격’을 빌미로 완벽한 인간을 언제든, 얼마든지, 한 방에 보내버릴 수 있는 장치를 하나 넣어 둔 것이다.
하지만 ‘육각형 인간’을 추앙하는 대신 ‘외모, 집안, 학력, 직업, 자산, 성격’의 육각형 요소라면 노력해 볼 만한 구석이 있다고 생각한다. 완벽한 육각형 인간이 되기 위해 강박에 걸릴 만큼 자신을 몰아넣을 필요는 없지만 삶의 질을 위해, 더 나은 삶을 위해 노력해 볼 만하다고는 생각한다. 혹시 모르니까. 내 자식은 육각형 인간으로 살지.
육각형 인간의 여섯 개의 요소 중 반도 못 가지고 있는 나는 이번 생애 육각형 인간이 되긴 애당초 글러먹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육각형? 내가 지금 하고 있는 다이어트도 마침 여섯 가지 요소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데!! 잘 됐구먼. 그래서 아침을 먹으며 슬슬 그려봤다.
예) 키 180cm인 남자 1일 권장 칼로리: 1.8×1.8×22=71.28kg×40(kcal)=2851.2kcal
⓶ 활동량 보통인 경우
키(m)×키(m)×22×35(kcal)
⓷ 활동량이 적은 경우
키(m)×키(m)×22×30(kcal)
▽ <여자> 1일 권장 칼로리 계산법:
⓵ 활동량이 많은 경우
키(m)×키(m)×21×40(kcal)
예) 키 160cm인 여자 1일 권장 칼로리: 1.6×1.6×21=53.76kg×40(kcal)=2150.4kcal
⓶ 활동량 보통인 경우
키(m)×키(m)×21×35(kcal)
예) 키 160cm인 여자 1일 권장 칼로리: 1.6×1.6×21=53.76kg×35(kcal)=1881.6kcal
⓷ 활동량이 적은 경우
키(m)×키(m)×21×30(kcal)
예) 키 160cm인 여자 1일 권장 칼로리: 1.6×1.6×21=53.76kg×30(kcal)=1612.8kcal
[네이버 지식백과] 하루에 필요한 칼로리는? (EBS 어린이 지식e, EBS 지식채널ⓔ 제작팀, 서선정, 민재회, 김잔디, 박은애)
▽ 한 끼 칼로리는 얼마?
일반적으로 공깃밥 한 그릇의 칼로리는 대략 300kcal로 알려져 있다. 밥과 반찬으로 이루어진 한식 한 끼 식사의 칼로리는 대게 500kcal-800kcal 전후가 된다.
하루 두 끼, 1일 2식을 하는 저녁 금식 다이어트는 아침, 점심 식사 때 칼로리를 신경 쓰지 않고 마음 편하게 먹어도 된다. 다이어트의 체중 감량은 평소 먹던 칼로리보다 적게 섭취하면 되는데 아침, 점심, 하루 두 끼, 1,000kcal 전후로 칼로리 섭취를 하게 되므로 체중이 감량할 수밖에 없다.
다이어트할 때 칼로리를 줄여주는 것이 맞으나 지나친 칼로리 제한은 체력, 면역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1000kcal-1500kcal 정도 적당량의 칼로리를 섭취하며 체중을 감량하는 것이 좋다.
다이어트 식단으로 제한하지 않아도 된다. 하루 두 끼의 식사, 1일 2식을 하기 때문에 칼로리 신경 쓰지 않고 일반적인 음식 섭취해도 된다.
3) 루틴 다이어트
- 아침 산책 20분-30분
- 7시-8시 아침 식사
- 12시-13시 점심 식사
(점심 식사를 13시-14시, 14시-15시에 해도 상관없다.)
- 1시간-2시간 운동
아침 운동도 좋지만 점심 식사 이후의 운동이 좋다. 오후 운동은 오후 시간 어느 때라도 상관없다.
너무 무리한 운동을 하지 않아도 된다. 명상하듯 하는 중저강도 운동도 충분하다.
- 저녁 금식
- 규칙적인 수면, 질 좋은 수면
4) 심플이지 다이어트
- 저녁 금식, 운동, 수분 섭취
5) 건장한 긍정 다이어트
- 마르기 위해 다이어트하는 것이 아니다.
- 체력이 뒷받침된 건장한 체형
- 긍정적인 기운
- 10kg-20kg 정도를 들고 나를 수 있는 기초 체력
- 10km 정도 이동할 수 있는 기초 체력
6) 지속 가능한 다이어트
- 일정한 체중 유지
- 저칼로리 식단으로 간단한 저녁 식사를 한다.
◎ 어떻게 살 때 내가 행복한가.
20대에 다이어트할 때는 하나만 생각했다.
날씬해지자.
다이어트하면서 건강이라던가 체력을 고려하지 않았다. 그러지 않아도 체력이 좋았고, 건강했으니까. 영원히 건강하게 살 줄 알았으니까.
40대가 되어서 두 번째 다이어트를 하면서는 이것저것 고려하는 게 많아졌다. 체중도 줄이고 싶고, 건강하고 싶고, 체력도 좋았으면 좋겠고, 뼈도 튼튼했으면 좋겠고, 피부도 탄력 있었으면 좋겠고, 탈모도 오지 않았으면 좋겠고, 튼튼했으면 좋겠고, 당뇨, 고지혈증, 고혈압, 심혈관질환, 암 등 중대질환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고, 기타 등등. 20대에 비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관이 변했다.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살 때 내가 행복한가,에 대한 가치관이 분명해졌다.
나는 육각형 인간은 아니다. 이번 생애도, 아마 다음 생애도 육각형 인간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 육각형 인간이 아니지만 나는 신기하게 내 삶에 만족한다.
매일매일의 내가 좋고, 매일매일이 좋다. 별일 없는 오늘이 좋다. 때론 별일이 있지만 곧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는 오늘이 좋다. 별일이 있건 없건, 특별한 이벤트가 있건 없건, 잔잔하게 흐르는 오늘이 좋다. 때론 넘실거리는 오늘에 올라타 멀미가 나도록 꿀렁거리기도 하지만 그마저도 좋다.
어쩌면 나는 눈이 너무너무 낮은, 그래서 육각형에 도달할 수 없도록 눈이 발바닥에 달려 있는 인간일지 모른다. 덕분에 매사 대수롭지 않게 살면서도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만족하며 산다. 오늘만 해도, 만족스러운 아침을 맞이했다. 입맛에 맞는 식사를 했다. 글을 쓰고 있다. 조금 있다 운동을 나갈 것이다. 방 1에선 금비가 무언가를 하고 있고, 방 2에선 베짱이 녀석처럼 효자 아들이 기타를 치고 있다. 저녁엔 영화를 보며 케이를 맞이할 것이다. 평범한 인간에게 이렇게 완벽한 '육각형 하루'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