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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몬스테라 Nov 03. 2024

잉여인간 같을 때는 김치나 장아찌를 담가 - 고추장아찌

나는 어제 친한 친구와 한강 수계 걷기를 했어. 자기 전에 보니 2만 5 천보 정도 걸었더라고.

한강 수변에도 어디 계곡이나 산림같이 아름다운 곳이 많더라.

아침에 일어났는데 문득 저번에 담가 놓은 고추장아찌와 끓인 라면이 먹고 싶어졌어.

그래서 진라면 매운맛과 고추장아찌를 놓고 맛있게 먹었지.


고추장아찌가 맛이 들어서 새콤달콤하고 맵쌀 한 것이 정말 맛있더라.

그냥 밥을 찬물에 말아서 그 장아찌 하나만으로도 뚝딱 할 정도로.


나는 가끔 배추김치나 양파김치, 파김치, 고추장아찌를 담아.


주로 어떤 때 그러냐면, 가끔씩 내가 인간실격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

긍정적으로는 짐승합격

내가 어제 마신 맥주를 오늘도 마신다거나

나는 평생 맥주를 매일 마시겠지 하는 생각이 들 때 그래.


내가 정신과 원장님께 나는 아무래도 알콜중독자인것 같다, 요즘 맥주를 캔으로 의 매일 하고 있다고 고백하며 치료의지를 보였을 때


원장님은 나의 주종과 량을 문제 삼으며 그 정도로는 알콜중독이 아니며,

미국기준의 엄격한 알콜중독 기준보다는 토속적인 한국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하셨어.


 원장님은 와인을 매일 마신대.


나의 기준은 알콜도수가 낮은 술을 마시고 양이 적더라도 매우 자주 술을 마신다면 알콜중독.

원장님 기준은 눈만 뜨면 술을 마시고 사회생활이 불가능해야 알콜중독.

[원장님 기준 알콜중독 - 대낮부터 종일 술 마시는 사람]


나는 맥주와 헤어질 결심을 하고 어제는 아침부터 달렸어.

그리고 한강을 걸으니 자기 전에 보니까 2만 5 천보를 걸었더라.


가끔 내가 잉여인간 같이 느껴질 때

나는 김치나 장아찌를 담가.


그러면 내가 대단한 일도 척척 해내는 히어로 같고 가슴이 웅장해져.


이번에는 길에서 산 고추로 장아찌를 만들었어. 한 바가지는 청양고추, 한 바가지는 그냥 풋고추를 샀어.

모양이 일정하지 않고 그랬지만 그래도 어르신이 손수 텃밭에서 농사지어 이고 지고 오신 것을 파는 것 같아서 사면서도 소박하고 기쁜 마음이 들었어.


고추장아찌는 보통 진간장, 식초, 물, 설탕을 1:1:1:1 비율로 만드는데,

나는 그렇게 하진 않아. 물을 넣지 않아.


나는 진간장, 식초, 소주를 1:1:1 비율로 하고 설탕은 그 2분의 1 정도만 넣어줘.

그러면 간장물을 달여서 붓지 않아도 곰팡이가 피지 않고 감칠맛이 나.


간장과 소주는 엄청난 궁합이야. 겨울에 어묵파는 곳에 가서 어묵을 간장에 찍어 먹으면

어떻게 간장에서 이런 맛이 나지? 할 때가 있잖아. 보통 그런 곳에서는 간장에 소주를 섞는 거야.


소주의 알콜은 날아가고 달콤한 맛이 남는데, 맛술로는 낼 수 없는 맛이기도 해.


나는 캔맥주를 사면서 장아찌용 소주를 함께 구입했어. 그런데 고추장아찌뿐만 아니라 수육, 닭볶음탕과 각종 요리에 소주를 넣으니까, 넉넉하게 사두려고 소주를 몇 병 샀어. 나는 소주는 링거? 같은 맛이라서 전혀 마시지 못하고 오로지 요리에만 사용하는데,


내가 다른 것 없이 맥주와 소주 몇 병을 사서 술만 왕창 계산하고 있으니까

뒤에 아침에 주스 한 병과 막걸리 한통을 조신하게 들고 있던 아저씨가 나를 보는 눈빛이 뭔가 형님을 보는 그런 눈빛?

[따거]



[고추장아찌]

1. 고추를 깨끗이 씻어서 꼭지를 따.

2. 고추에 포크로 구멍을 내줘.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한입 베어물 때 간장물이 뿜어져 나와 여기저기 튈 수 있거든.

3. 간장과 식초, 소주를 동량으로 만든 물을 붓고 설탕은 2분의 1 정도만 사용해.

4. 실온이든 냉장고든 며칠 뒀다 먹으면 맛의 신세계를 느낌.


☞ 잘 삭은 고추장아찌를 총총 썰어서 잔치국수에 올려 먹으면 을마나 맛있게요~


 푹 삭은 고추장아찌를 멸치와 졸이면 그 맛은 또 천상의 맛이지~


 이 간장을 튀김이나 만두에 찍어 먹어도 별미야~


오징어튀김하고는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


청양고추나 풋고추를 한 봉지씩 사서 먹으면 늘 고추가 남잖아?

작은 양으로도 알차게 먹을 수 있어.

달임 물을 만들어서 붓지 않으니까 그냥 뚝딱이야. 한번 만들어봐. 뿌듯하고 기분이 좋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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