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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곤쌤 Sep 26. 2022

열받는 어그로꾼

기대감을 높이는 다섯 글자



이야기에 집중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영화관에 들어가서 바로 정시에 영화가 시작한다면 몰입하긴 쉽지 않을 겁니다. 광고도 나오고 배급사, 영화관 영상이 나오면서 우리는 차츰 영화에 몰입할 준비를 하죠. 말하기도 마찬가집니다.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서론을 통해 이야기를 들을 준비를 시키는 것. 그것이 서론의 목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듣는 사람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방법을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20대 대학생이었던 매주 1,500여 명의 학생들 앞에서 노래를 했습니다. 채플을 진행하는 찬양인도자였기 때문이죠. 자연스럽게 말하기를 해야 했고 많은 좌절을 겪었습니다. 찬양을 부를 때면 그래도 따라 부르거나 쳐다봐주는 사람이 있었지만 멘트를 하면 사람들은 휴대폰을 쳐다보기 시작했습니다. 제 이야기가 심히 지루했나 봅니다. 그렇게 말보다 노래나 행동으로 메시지를 전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쉽습니다. 그때 이 방법을 알았더라면 스마트폰이 아니라 제 눈을 쳐다보게 만들 수 있었을 텐데 말이죠. 여러분은 저와 같은 상처가 없길 바라면서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이 방법을 사용하시면 상대가 집중하기 위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여러분의 이야기를 기다리게 될 것입니다. 그 방법이 뭐냐면, 5글자만 기억하세요.

그. 게. 뭐. 냐. 면.입니다.



<청춘페스티벌>에서 개그맨 장도연 씨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나를 나로서 사랑하는 방법을 배워야 할 것 같아요. 저는 말씀드렸다시피 평범하고 학창 시절에 주눅도 많이 들고 남의 눈치를 많이 봤거든요. 근데 이런 제가 방송생활을 10년째 하는 주문이 있어요. 왜냐면 지금처럼 이렇게 사람이 많고 나 혼자 이 사람들을 상대해야 할 때는 정말 그야말로 기가 필요하거든요. 근데 나는 본디 그런 사람이 아닌지라 혼자 거는 주문이 있는데 그게 뭐냐면…

이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이미 주문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들을 준비를 만들어놓고 내용을 전달하는 패턴입니다. (장도연 씨의 주문은 "다 x밥이다"라고 이야기한답니다.)



간단한 예시를 더 들어볼까요?

“푸석한 피부가 좋아질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피부가 늘어지잖아요. 저도 마찬가지였는데요. 그렇게 죽었던 제 피부가 탱탱해진 비결이 있는데 그게 뭐냐면… 매일 2L씩 물을 마시는 거예요”

과 같이 말하는 것이죠. '물을 마신다'라는 콘텐츠를 전달하기 전에 기대감을 높여놓는 방식이죠. 하지만 우리는 어떻게 말할까요?



"여러분, 물을 마시면 피부가 좋아질 수 있어요!"

"'다 x밥이다'라고 주문을 걸면 사람들 앞에서 주눅 들지 않고 말할 수 있어요!"

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시간 순서대로 말하기 때문이죠.

- 나에게 주문을 걸고(전) 사람들 앞에 섭니다(후)

- 물을 마시니(원인) 피부가 좋아졌습니다.(결과)

원인과 결과, 시간의 순서에 따라 이야기를 하는 것이 사건을 인식하는 흐름이기에 말도 자연스럽게 생각의 흐름대로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말의 배치를 바꾸고 '그게 뭐냐면'을 넣는 것만으로도 기대감을 높일 수 있습니다.




+ 이야기에 기대감을 갖게 하기 위한 3가지 방법


1. 혜택

‘햇빛을 쬐면 건강해질 수 있어’라는 말을 하고 싶다면 이렇게 바꿔보는 겁니다.

"건강해질 수 있는 방법이 있어. 그게 뭐냐면... 햇빛을 쬐는 거야”와 같이 말이죠. 이것만으로도 듣는 사람은 기대감이 한 층 올라갈 것입니다. 여기서 더 업그레이드를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게 뭐냐면, 기대감을 높일 시간을 벌어줘야 합니다. 이렇게요.

"돈 없이 살아도 건강 없인 못 산다는 말이 있잖아. 작년에 과로로 응급실에 가보니까 정말 건강이 필요하다는 걸 알겠더라고. 그때부터 건강에 신경을 많이 썼는데 이 방법을 쓰니까 몸이 엄청 좋아지더라. 그게 뭐냐면..."과 같이 '그게 뭐냐면' 전에 충분한 시간을 주세요. 



2. 감정

라디오에서 사연을 소개할 때 이렇게 시작합니다. “와 재밌는 사연이 들어왔네요” 혹은 “이번 사연은 좀 황당한 이야깁니다”와 같이 말입니다. 감정을 먼저 들으면 어떤 일이 있었을지 기대감이 생깁니다. 구경 중에 제일 재밌는 구경은 싸움구경이라고 하죠. 감정은 사람의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여러분도 이렇게 이야기해보세요.

"와 진짜 재밌는 얘기 있어."

"정말 화가 나는 일이 있었어."



3. 정격

정보를 전달하는 사람들은 이 ‘정격’을 이용합니다.라고 했을 때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정격이 뭐지’라는 생각에 궁금증이 생길 것입니다. 정격은 ‘정보의 격차’입니다. 20대에서 50대까지 배움의 욕구가 왕성해진다고 하죠. 마지막 퍼즐 조각처럼 모자란 정보의 구멍을 채우고자 하는 욕구입니다.  말하는 사람이 내가 모르는 정보를 가지고 있다면 그것을 듣기 위해 귀를 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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