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드라마
나는 적과 동침합니다
적의 암호는 내 속 어딘가에 있습니다
간혹 엇박자 맥박이 뛰고
그럴 때마다 각이 생기고
각은 적이 점령한 지대입니다. 항복은 없습니다
세포는 여전히 파스텔 분홍빛이길 바라지만
놀랍게도 파란 불꽃이랍니다
파란 불꽃의 온도가 가장 높아서
적은 태워도 태워도 태울 수 없습니다
유행가 가사 같지만
이왕 결말은 해피엔딩이길 바랍니다
적들은 나의 배꼽을 열고 아침 드라마를 봅니다
병실은 멋진 신세계
반전의, 반전의 반전을 위한 반전.
자금자금 필름을 자꾸 되돌립니다
복수를 하고 보니 어머니였고 어머니 자궁 속엔 여전히 내가,
자라지 못한 내가 적이라는 사실을
아직 밝히지 못했습니다.
이야기는 내일 연속이랍니다
주사기에서 물방울이 튀어 오릅니다
물소리를 들으면 소변보기 훨씬 쉬워요
간호사가 말합니다
아욱국 같은 목소리 먹어 본 맛입니다
전생 어디선가 나는 물이었을까
돌돌 흐르던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적들이 조용하기만 한 오늘
엑스레이 촬영이 있는 날입니다
대사도
반전도 없이
내 삶도 내일 연속이 될 것 같아서
스포입니다.
나를 죽이면 적도 죽고 나였던 어머니도 죽는다는데
사랑은 살아남는답니다
처음부터 적은 나를 사랑했더랍니다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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