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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등 May 08. 2024

탱고를 추자



안강읍 육통리 기묘한 솔숲

합장한 능 위로 바람이 예사롭지 않다

그곳에 가면 탱고를 추고 싶다고 

강석경이 말한다


신라 42대 흥덕 임금이 장화 부인 남편이었다.

베갯잇 속에 행복했더라가 없어도

사랑 같은 이별이, 이별 같은 그림자가 천년을 간다

땅으로 스며든 것은 저항을 잃고

오래 움켜쥔 것은 흔들릴 줄을 모른다

물어물어 그곳에 가면

절묘하게 멈춘 시간에 

햇살이 불쑥 일어서는 것을 본다


춤을 추자. 

탱고를 추자.

임금님 말씀한다.

수백 그루 소나무 배배 

붉은 치맛자락 흔들며

탱고를 춘다.

민들레 한 송이 분수도 몰라 

능 위에 올라서 까딱까딱 고개를 흔든다.

이름 없는 바람에 업혀서

탱고! 탱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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