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 순간, 햇살 아래에서 유랑하는 기분
개인적인 업무로 오전에 반차를 쓰고, 점심시간에 맞춰 출근했다. 평일 보통날보다 마음이 살짝 급해진다. 식사를 마친 후, 서둘러 산책을 나가기로 했다. 오늘의 글감을 찾기 위해서다. 근처를 한 바퀴 돌면서 멀리서 고양이 두 마리가 눈에 들어온다. 순간, 나를 경계하는 듯하지만 내 움직임이 없자 둘은 마주 보며 사랑스럽게 바라보았다.
하지만, 문득 이 둘이 사랑하는 사이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간다. 그때, 고양이들의 눈빛이 마치 나를 비웃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사진을 찍고 있는 나를 조롱하는 것 같기도 하고. 생각으로 연결되자, 오늘의 글감은 이것으로! #찰칵
얼른 사무실로 돌아왔다.
고양이 1인칭 주인공시점^^
겨울의 줄행랑
봄바람이 살랑
이순간을 유랑
햇살아래 명랑
즐기는 베테랑
꼬리치며 딸랑
뜨거움에 말랑
마주보며 사랑
겨울이 줄행랑 치고 떠나버린 것 같아. 아, 드디어 내 차례가 왔군!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니, 나도 마음이 좀 들뜨는구나. 오늘 이 순간, 햇살 아래에서 유랑하는 기분, 마치 여행하는 고양이처럼!
햇살이 쨍쨍한 바닥에 누우니, 주변의 모든 것이 명랑해 보인다. 나와 친구 고양이들은 마치 베테랑처럼, 이 따뜻한 날씨를 즐기며 나른하게 몸을 늘어뜨린다. 그런데 갑자기 친구가 꼬리를 치며 내게 딸랑거리며 다가오더니, 나를 놀려대는 거야. “이리 와, 햇살이 좋잖아!” 라고 말하는 것 같아.
아, 뜨거움에 몸이 말랑말랑해지니, 기분이 더 좋다! 친구와 마주 보며 사랑을 나누는 듯한 눈빛을 교환했는데, 이럴 땐 저기서 몰래 사진찍고 있는 인간은 “너희는 정말 사랑하는구나!”라고 말하겠지. 하지만 우리는 그저 햇살 속에서 뒹굴고 싶은 것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