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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을 지키는 [담쟁이]

햇살이 비추면 그 벽은 따스한 담황빛으로 물들어

by 마음이 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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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바람에 담담함

흰벽에 그려진 담백함

자리를 지키며 담대함

기억을 간직한 담벼락

소중한 순간을 담아냄

세월의 흔적을 담금질

햇살에 스며든 담황빛

겨울을 지키는 담쟁이


차가운 바람이 스치는 겨울날, 점심을 먹고 또 겨울 하루의 글감을 소재를 찾기위해 산책을 나섰고, 나는 담담한 마음으로 거리를 걸었다. 이 추운 계절 속에서도 자연은 그 자체로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었다. 흰벽에 그려진 담백한 풍경은 그 어떤 화려한 장식보다도 나의 마음을 끌어당겼다. 단순함 속에 숨겨진 깊은 의미를 느끼며, 나는 잠시 멈춰 서서 그 풍경을 바라보았다. ‘오늘은 이거다!’


이곳은 시간이 멈춘 듯, 자리를 지키며 담대하게 서 있는 담벼락이 있었다. 세월의 흐름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그 모습은 꽤나 안정감을 주었다. 담벼락은 소중한 순간들을 담아내고 있었고, 그 안에는 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을 것만 같았다. 과거의 기억들이 그 벽에 스며들어, 나에게도 그 이야기들을 나누고 싶게 만들었다. 어릴적 뛰놀던 골목길처럼.


세월의 흔적이 담긴 그곳에서 나는 한 가지를 발견했다. 담금질된 듯 단단한 마음들이 그 벽에 박혀 있었다. 각기 다른 시간과 감정이 스며든 자국들은, 마치 각자의 이야기를 속삭이는 듯했다. 햇살이 비추면 그 벽은 따스한 담황빛으로 물들어, 겨울의 차가움 속에서도 희망의 빛을 발했다.


겨울을 지키는 담쟁이. 그 식물은 추운 날씨에도 굳건히 자리를 지키며, 그곳의 정체성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담쟁이는 고요한 겨울의 상징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차가운 날씨 속에서도 생명의 끈을 놓지 않는 존재였다.



담쟁이 (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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