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겨울날의 [흐림]과 따뜻함

겨울의 추위 속에서도 작은 행복을 찾는 과정은 언제나 소중하다

by 마음이 동하다
흐림 (2).jpg


바깥은 흐림

길따라 달림

바람이 때림

햇살이 가림

손끝이 떨림

커피향 울림

잔위에 크림

마음이 풀림



바깥은 흐림으로 가득 차 있다. 겨울의 차가운 공기 속에서, 구름은 마치 무거운 이불처럼 하늘을 덮고 있다. 나는 그런 흐린 날, 길을 따라 달리기로 마음먹었다. 비록 날씨는 좋지 않지만, 내 마음속의 햇살은 따뜻하니까.


바람이 내 얼굴을 때리며 지나간다. “이럴 거면 왜 밖에 나왔지?”라는 생각이 스쳤지만, 그 순간 한편으로는 그 바람이 나를 깨우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마치 겨울의 냉기를 느끼면서도 그 안에서 따뜻함을 찾고자 하는 내 의지를 상기시키는 것 같았다.


그렇게 걷다 보니, 햇살이 구름 사이로 슬쩍 얼굴을 내밀었다. 하지만 곧바로 다시 구름에 가려져서는 “아, 미안!”하고 고개를 돌리는 모습이 웃음을 자아냈다. 마치 “햇살이 가림”이라는 표현이 이럴 때 쓰일 것 같다. 어쩌면 햇살도 이런 흐린 날은 피하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길을 걷다가 문득 손끝이 떨리는 것을 느꼈다. 차가운 날씨 탓이기도 하고, 마음속에 있는 작은 긴장감 때문이기도 했다. “이럴 땐 따뜻한 커피 한 잔이 필요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가까운 카페로 향했다.


커피를 주문하고, 자리에 앉아 잠시 숨을 고르니 커피 향이 내 코를 자극하며 울림처럼 퍼져 나갔다. 이 순간, 모든 걱정과 불안이 사라지는 듯했다. 온전히 나만의 시간, 커피 한 잔과 함께하는 여유가 주는 행복이란!


커피잔 위에 올라간 크림은 마치 작은 구름처럼 보였다. “이 크림이 흘러내리면 나도 흐려질까?”라는 엉뚱한 생각에 웃음이 나왔다. 결국, 크림은 내 마음속의 달콤한 순간을 더욱 부각시켜주었다.


이렇게 차가운 겨울날의 흐림 속에서도 마음은 따뜻하게 풀렸다. 바깥의 흐림이 내 감정을 가릴 수는 없었다. 겨울의 추위 속에서도 작은 행복을 찾는 과정은 언제나 소중하다. 결국, 덕분에 나는 오늘도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



흐림 (1).jpg


keyword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이전 20화허기를 조치하는 겨울의 소리 [까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