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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내용과 형태의 필통편지 7
(아들 편)

가끔 맛있는 너의 '시'요리를 담아주렴

by 숲song 꽃song
<옆집 엄마의 필통 편지 2>에서는 오래전, 초등학교 2학년 아들에게 써 주었던 필통편지글 중에서 다양한 형식을 보여주는 30편을 골라 연재합니다. 부모와 자녀사이, 따뜻한 소통의 길 하나쯤 갖고자 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거예요. 활용하시는데 참고가 될까 싶어 원본 편지글을 함께 올립니다.

솔아, 오늘은 즐거운 O요일

국악원에 안 가도 되니 놀 시간이 조금 넉넉해서 더 즐거운 O요일

너 요새 학교 가는 길, 잠자리 많이 보았다고 그랬지?

저기 안동이라는 곳의 대곡초등학교 3학년 형이 잠자리를 소재로 이런 시를 지었더라. 한 번 들어볼래?


고추잠자리


고추잠자리가 날아다니네


고추잠자리가 돌에 앉아

궁둥이를 까불거리네


빙 한 바퀴 하늘을 돌고는

다시 돌에 앉네


어때? 재밌지?

이 정도라면 너도 충분히 쓸 수 있겠지?


'언제나 아침산', 솔아~.


학교와 집 오가는 길에 만나는 풀잎의 이슬방울, 날아다니는 잠자리, 나비, 새들, 비 오는 날의 긴 우산 행렬, 현관문 나서자 환하게 반겨주는 해님, '안녕?'하고 인사 나누는 정다운 친구, 우연히 내려다본 발 밑의 소풍 가는 개미떼. 바람에 살랑살랑 춤추는 나무, 날마다 하굣길에서 손 흔들어 배웅해 주시는 선생님, 그리고 솔이에게 이 세상에서 제일 '사랑해'라고 많이 이야기해 주는 엄마…….


이 모두가 다 멋진 시로 표현될 수 있는 시의 재료란다.


가끔 엄마의 쪽지 편지 아니면 흰 종이에 학교와 집으로 오가는 길에 만난 이런 것들을 재료로 삼아 멋지고 맛있는 '시'요리를 담아 주렴.

솔이가 만들어 내는 '시'요리는 또 얼마나 맛있을까?

꿀꺽!( 미리 침 넘어가는 소리)

'시'를 한자로는 '詩'라고 쓴단다.


<오늘의 반짝 퀴즈>

솔이가 가장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것 한 가지는?

(솔:모두 다)




오늘도 푸하하하 많이 웃어라

푸하하하 : 어느 날 영구는 밤하늘에 떠있는 별이 몇 개인지 궁금해졌다. 별이 사라질 때까지 세어 봤지만 정확히 알 수 없자 천문학자를 찾아가 별이 몇 개인지 알려달라고 졸랐다. 천문학자는 엉뚱한 질문에 대답하는 것이 귀찮아서 "젊은이, 그만두게"하고 말했다. 그러자 영구는 기뻐하며 인사를 하고 나왔다. 그날 밤하늘을 보며 영구가 말했다.

"와, 저 별들이 9만 2개구나."



【옆집 엄마의 한마디】

옆집 엄마는 아이가 주변의 사소한 것들도 찬찬히 들여다볼 줄 아는 마음을 갖기를 바랐답니다. 그 속에서 아름다움과 신비로움, 고마움과 정겨움을 느끼고 표현할 줄 아는 아이가 되었으면 했지요. 어디까지나 엄마의 바람일 뿐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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