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엄마의 필통 편지 2>에서는 오래전, 초등학교 2학년 아들에게 써 주었던 필통편지글 중에서 다양한 형식을 보여주는 30편을 골라 연재합니다. 부모와 자녀사이, 따뜻한 소통의 길 하나쯤 갖고자 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거예요. 활용하시는데 참고가 될까 싶어 원본 편지글을 함께 올립니다.
동시 한 편 들려줄게. 들어 봐. 초등학교 6학년 누나가 쓴 시야.
그림자
오수강
엄만 내 그림자
내 맘속엔
엄마가 들어 있어요.
난 엄마 그림자
엄마 눈 속엔
내가 들어있어요.
오늘은 즐거운 화요일!
배드민턴 열심히 치고 왔니?
가르쳐주시는 선생님이 '이제 선수해도 되겠네'라고 말씀해 주신 솔이의 실력을 엄마한테도 한번 보여 줘.
기대하고 있을게.
무엇이든 기쁘게, 열심히 할 줄 아는 이솔 왕자님
오늘 수업시간엔 좀 더 또박또박 바르게 글씨를 써보는 즐거움을 맛보길 바란다.
글씨는 자신의 얼굴을 나타낸다잖니?
솔이의 글씨 속엔 아직 솔이의 멋진 얼굴이 나타나지 않거든.
엄마는 솔이의 글씨 속에 담긴 솔이의 멋진 얼굴도 보고 싶거든.
오늘 하루도 신나게! 즐겁게! 아자!
이솔 왕자님, 출동한다
뛰! 뛰!빵! 빵!
친구들아, 너희들도 즐거운 하루를 달려보자.
【옆집 엄마의 한마디】
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스펀지에 물 빨아듯이 무언가에 흠뻑 빠져들며 배우는 시기가 있는 것 같아요. 솔이는 초등학교 2학년~4학년이 그랬답니다. 아빠를 따라 아침마다 산을 오르던 솔이가 이번엔 아빠랑 함께 학교 가기 전 가까운 학교에서 배드민턴 강습을 받기 시작했답니다. 배우고 싶은 마음이 컸던 만큼 실력도 쑥쑥 늘었지요. 어느 날 강사선생님이 '선수해도 되겠네'하고 칭찬해주셨나 봐요. 퇴근하여 집에 오기 무섭게 자랑하였지요. 아침 일찍 출근하는 엄마는 아들의 배드민턴 치는 모습이 무척 궁금했답니다.
2학년 당시, 아들의 글씨는 삐뚤빼뚤 제멋대로였어요. 수업시간에 빨리 써야 하는 부담감에 서두르다 보니 글씨가 날아다녔지요. 집에서 천천히 또박또박 쓰는 연습을 할 때 보면 그런대로 바르게 써지는 것 같은데, 학교에만 가면 도로아미타불이었지요. 그 이후로도 바르게 글씨 쓰는 습관을 갖게 되기까지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