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by 박대노

남편이 명상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검도장에서 운동이 끝나고 나면 무릎을 꿇고 앉아 짧게나마 묵상의 시간을 갖는다. 몰입이 일상인 나는 눈을 감고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명상의 단계로 들어가는 것이 어렵지 않은데, 익숙하지 않은 남편은 그 짧은 시간 동안 그렇게나 많은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고 했다. 예전에 내가 요가를 배울 때 했던 것처럼 코끝에 신경을 집중한 채 들숨날숨의 흐름만 따라가다 보면 아무 생각도 들지 않는 무아지경에 쉽게 빠질 수 있다고, 남편에게 방법을 알려주었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물리적으로 치워버릴 수는 없으니 생각이 떠오르면 '아! 지금 이런 생각이 드는구나.'라고 느끼면서 다시 호흡에 집중하다 보면 익숙해질 거라는 응원의 말도 잊지 않았다. 요가를 한 후에 누워서 이렇게 호흡에 집중하다가 코를 골고 잠드는 날이 부지기수(不知其數)인데, 그렇게 잠깐 잠들었다 깨면 온몸이 그렇게 개운할 수 없다는 얘기를 해주었더니, 남편은 이런 명상의 시간이 처음이고 낯설어 잘 되진 않지만, 참 좋은 것 같다고 말한다.


집에 있는 스틸 텅 드럼을 이용해 함께 명상해 보자고 남편에게 제안했다. 스틸 텅 드럼의 한 음을 쳐서 울리는 소리가 끝날 때까지 호흡에 집중해 보면서 차츰차츰 시간을 늘려보자고. 스틸 텅 드럼의 편안한 울림소리를 좋아하는 남편이 미끼를 덥석 문다. 안 그래도 스틸 텅 드럼을 이용해서 명상하는 습관을 가져보려고 했는데, 이것저것 하다 보면 자꾸 미뤄지기 일쑤였던 터라 남편이랑 같이 하면 좋을 것 같다.

명상으로 하루의 마무리를 하면서 좋은 차를 함께 마신다면 더할 나위 없이 편안한 잠을 잘 수 있겠다. 검도 덕분에 좋은 습관이 하나 더 생길 것 같다. 어찌 좋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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