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의 첫 검도 시합

by 박대노

검도를 배운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아이가 첫 검도 대회에 나갔다. 지역에서 작게 열리는 대회라 경험 삼아 나가보라는 관장님의 제안에 아이가 흔쾌히 수락한 것이다.

친한 친구가 6년 이상 검도를 배웠다는데 어떤 운동인지 궁금하다고 하여 처음 검도에 입문했던 아이는 자기의 상대가 친구의 검도관에서도 실력이 아주 뛰어난 친구라는 정보를 얻어왔고, 첫 상대가 대단한 상대이기에 자기는 시합에 나가서 배운 걸 한 번이라도 써먹고 오는 게 목표라고 했다.


몸을 먼저 풀고 나서 대회에 출전하는 아이를 아침 일찍 검도관에 데려다주고, 우리는 시간 맞춰 대회장으로 갔다. 검도 시합을 하는 곳에 처음 와본 우리는 아이를 찾느라 우왕좌왕했고, 남편이 아이가 B 시합장에서 시합 중이라고 알려줘 확인했을 때 우리 아이는 상대 아이에게 두 번째 유효 타격을 허용하는 중이었다. 나는 이제야 아이를 찾았는데, 아이를 찾자마자 경기가 끝난 것이다. (검도는 2점을 먼저 획득하면 경기가 끝난다.) 아직 단체전이 남아있었지만, 아이는 출전 선수가 아니라 후보 선수로 등록되어 있었기에 아이의 경기를 볼 수는 없었다.


엄마가 잘 못 봤다고, 경기가 어땠냐고, 기분은 어떠냐고 연거푸 질문을 퍼붓자 아이가 싱그럽게 웃으며 대답했다.

"엄마! 나 그래도 두 번이나 머리 때렸어! 허리도 한번 치려고 깝죽거리다가 상대가 머리를 먼저 치는 바람에 지고 나왔지만, 인정은 안됐어도 내가 저렇게 잘하는 애를 상대로 두 번, 세 번 공격했다는 게 대단한 거 아니야?"

"진짜? 기특하네! 배운 거 한 번이라도 써먹고 오는 게 목표라더니 목표 초과 달성이네! 잘했어!"

심사를 보느라 아이의 경기를 관람하지는 못했지만, 나중에 아이의 말을 들은 관장님이 말씀하셨다.

"진짜 잘한 거야. 첫 대회에서 그렇게 시도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거든. 대부분의 아이들, 특히 여자 아이들은 뒷걸음질만 치다가 나오기 일쑤인데, A는 그렇게 여러 차례 시도해봤다는 것 자체가 깡이 있다는 거야. 정말 잘했어."

첫 대회에서 값진 경험을 한 것만으로 충분한데, 아이는 다른 친구들이 잘해준 덕에 단체전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초등부터 성인부까지 연령대를 나눠 진행되는 여자부 시합을 보며 느낀 점은, 힘이 좀 세고 목소리 크면서 동작이 좀 빠르다면 오랜 시간 훈련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승산이 있겠다 싶었다. 누가 먼저 밀리지 않고 기세 있게 치고 들어가는지, 치고 빠지면서도 퇴격 기술을 쓸 수 있는지에 따라 승패가 좌우되는 것 같았다.

"대노야, 너 어디 가서 힘은 빠지지 않잖아. 목청도 좋고. 지금 저기 나가서 시합해도 기세로는 밀리지 않겠어!"

"그렇지? 정면 머리 치기로 들어가자마자 퇴격 허리 치기로 빠지고 나오는 걸 잘하는 사람들이 점수를 많이 얻네. 나는 도장 가면 퇴격 허리 치기만 연습해야겠다."

"그런데 대노야 저 사람 봐봐. 점수만 노리느라 공격하면서부터 몸을 숙이는 자세는 별로 보기 좋지 않지? 넌 허리 치기 자체가 잘 안 되니까 안 되겠다. 그냥 열심히 기본자세부터 연습하자."

뭐야, 남편! 또 놀리는 거냐!!!!!!



사진은 아이가 퇴장하는 장면 한 장 밖에 못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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