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승부는 5초 안에!

다섯 번째 이야기..

by 홍실장

만약 당신에게 5초의 시간만이 주어진다면?

5초.. 짧은 문장 한마디면 끝나는 시간이며, 약간의 여유를 가지고 한 템포 쉬었다가 강하게 얘기하는 강조 기법을 사용하면 단어 한마디 뱉으면 끝나는 시간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만약 당신에게 5초의 시간만이 주어진다고 해도,

그 짧은 5초 동안 해야 할 말은 늘 준비되어야 한다.


보통 프레젠테이션은 평균적으로 봐도 15분을 넘는 경우가 드물다. 15분 프레젠테이션과 10분 정도 질의응답을 하는 것을 계산해보면 대략 30분 정도가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일 것이다. 15분은 생각보다 긴 시간이다. 그리고, 청중들이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의 한계이기도 하다. 여러 전문서적들을 보면 인간의 집중력은 15분이 지나고 나면 큰 폭으로 떨어진다고 한다. 딱 15분만이 주어지는 TV강의 프로그램도 있지 않은가..


15분 프레젠테이션을 위해 보통 파워포인트 페이지로는 짧게는 20장 내외에서 길게는 50여 장까지 필요하다. 물론 그 페이지들에게 동일한 시간을 배분할 수는 없고, 또 그렇게 해서도 안될 것이다. 50여 장이 넘는 페이지를 보여주면서, 설명하는 동안 청중들의 집중력을 위해 강약 조절은 필요하기에, 계획에 맞춰서 나름대로의 시간 및 강조 분배가 필요하다. 그래서, 한 페이지에서 1분 이상 머물어야 하는 지구력도 필요하고, 때로는 5초 만에 패스해야 하는 순발력 스킬이 필요한 것이다.

PPT를 전체적으로 구성하고 페이지 네이션 및 강약 조절에 관한 내용은 그 내용이 천차만별이고 긴 시간이 필요하니 추후에 다시 논하도록 하자.




인생에도 강약이 필요하고, 메인 요리를 위해서 입맛을 돋워주는 애피타이저가 필요하듯 프레젠테이션에도 살려야 할 것과 버려야 할 것이 필요하다. 50페이지의 분량과 15분 동안의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면서 모든 페이지의 내용과 강조점을 청중들이 정확하게 기억하기란 신의 영역에 가깝다. 결국엔 핵심이 되는 결론 및 주제는 5초면 얘기할 수 있는 한 문장이나 단어일 뿐이다.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해야 하는 역할을 부여받은 최초 시점에서 우리는 젤 먼저 하는 것이 5초 안에 말할 수 있는 주제이다. 메인 요리인 셈이다. 주제가 결정되는 순간 우리는 어떤 양념을 칠 것이며, 불의 예열은 어느 정도를 하고, 어떤 애피타이저를 준비할지를 고민하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사이드(양념, 애피타이저 등)를 준비하다 보면 양념이 너무 맛있고, 애피타이저가 너무 이쁘게 플레이팅 된 나머지 계속해서 사이드에 집중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메인 요리 같은 애피타이저가 나오게 되고, 메인 요리에 맛을 더해줘야 할 양념이 메인 요리보다 더 자극적인 맛이 되어 양념이나 소스 맛으로 요리를 먹게 되는 된다.

우리가 처음 생각한 그 5초의 주제는 바깥쪽에서 겉돌다가 길을 잃고 마는 셈이다.



승부는 5초 안에 내야 한다.

프레젠테이션을 위해 아이스브레이킹을 하든, 회의실에 둘러앉아 난장토론을 하든, 주제를 잃어버려선 안된다. 때로는 멋진 문장을, 한 장의 이쁜 이미지를, 완벽한 PPT 페이지 구성도 과감하게 쓰레기통에 넣을 줄 알아야 한다. 5초 안에 내야 하는 승부에 방해가 된다면 나에게 주어진 화려하고 긴 장검보다, 내 손에 익숙하고 잘 휘두를 수 있는 짧은 단도를 선택할 줄 알아야 한다.

주제의 맛을 돋보이게 해주는 양념과 애피타이저를 준비한 뒤에,

잠시 한 템포 쉬어주고 승부수를 강하게 내뱉었을 때, 우리는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