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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

열두 번째 이야기..

by 홍실장

저녁 회식 자리..

대표님이 뭔가 생각을 굳히신 듯, 젓가락을 테이블에 탁! 하고 내려놓으시고는 말씀하신다.

"이번에 진급 앞두고 있는 후보자들 일어나서 건배사 하나씩 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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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배사라고 하면 보통 앞에서 간단하게 몇 마디 한 뒤에 cheers! 하고 외치면 되는 거라 간단하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의외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많다. 게다가 남들 앞에서 스피치를 하는 것에 트라우마 있는 사람에게는 이 짧은 1~2분의 시간이 15분 이상 프레젠테이션 하는 것 같은 공포가 될 수도 있다.


처음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였다.

목동에 위치한, 방송 관련 위원회였는데 지금 생각해도 땀이 뻘뻘 난다.

처음이었기에, 안정감을 주기 위해 대본을 작성했고 주기도문 외우듯 계속 웅얼거렸다. 프레젠테이션을 시작하자마자 온몸이 떨렸고, 그 떨림은 목소리에 그대로 전달이 되었다. 온몸을 벌벌 떠는 사람이 발표라고 제대로 했을까. 떨리는 목소리가 내 귀에 계속 신경이 쓰였고, 마음은 잡히지 않았으며, 약 20분 동안 무슨 얘기를 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로 긴장 속에서 진행했던 기억이 있다.






발표에 있어서 트라우마는 발표 불안으로 이어진다.

발표 불안은 스피치 기술이나 프레젠테이션 기술을 습득하는데 그 해결점이 되지 못한다. 심리적인 안정이 먼저이다. 흔히들 연습을 통하면 된다고 쉽게 얘기하지만, 당사자에게는 영혼 1도 없는 의견처럼 느껴질 것이다.

스피치 학원에서는 발표 불안에 대해 이렇게 얘기한다.

"발표 불안은 극복의 대상이 아니다. 관리의 대상이다."


백번 맞는 말이다. 쉬워 보이지만, 어떻게 표현해도 쉬워 보이고 어렵게 보이는 건 마찬가지다.

발표 불안을 가진 사람들 대부분이, 그런 불안으로 인해서 기회를 회피한다. 찾아온 기회를 회피해선 안된다. 그리고, 그 기회를 넓혀야 한다. 살면서 발표 불안으로 인해 스트레스가 가중되거나, 직장생활 등에서 꼭 필요한 극복 요소라고 생각이 된다면 전문가를 찾아야 한다. 기본적으로 스스로 해결하려고 하는 것을 추천하지 않는다. 스스로 해결된다고 해도 그건 조금 나아진 것일뿐지, 극복된 것이 아니다. 최소한 극복이라는 말을 쓰려면, -100이었던 발표 내공이 0이 아닌 +로 돌아서서 남들보다 나아져야 한다. 그래야 내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내가 어렸을 때는 스피치 학원이라는 것이 없었다. 반면에 웅변학원은 많았다. 때때로 학교에서 웅변대회를 해서 자신의 키보다 높은 단상 위에서 그 조그만 손으로 주먹을 쥐고, 단상을 쾅쾅 내려치며 "이 연사가 강력히 외칩니다"외치는 모습을 보기도 했다.

웅변학원이 없어지고, 스피치 학원이 많아졌다. 그만큼 말하는 것이 이제는 중요해진 반증이다. 말을 잘하는 것은 전달력이 좋다는 것이기에, 특히 프레젠테이션을 해야 하는 위치에서는 더욱 필요한 필수요건이다.


발표 불안엔 유튜브도 자기 계발서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학원만이 치료약이다. 비슷한 상황에서 연습을 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는 유일한 곳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개별코칭까지..

대학 면접, 입사 면접, 승진 발표 등.. 내가 가진 것을 다 보여주지 못해 후회가 들기 전에, 나에게 문제가 있다면, 해결하려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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