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기의 조각들

by 꽃하늘
사진 |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 59th》 안드레아 에스피에르 〈작은 우리들〉 — 2026. 1. 8. 직접 촬영

내 가방 속과 회사 서랍에는

아주 특별하진 않지만,

초등학교 저학년, 그러니까 딱 열 살까지의 아이가 좋아할 만한 것들이 있다.


한 손에 쥘 수 있는 귀여운 그림 카드,

온도에 따라 색이 변하는 별 모양 반지,

그리고 달콤한 막대사탕.


회사로 찾아오는 분들 가운데

종종 키 작고 볼이 통통한 아이를 데리고 오는 경우가 있다.

기다림이 지루할 그 아이의

하얗고 작은 두 손에

별 모양 반지와 막대사탕을 쥐여주면,

아이는 금세 예쁜 미소로 “고맙습니다” 인사를 하고

손에 쥔 반지를 이리저리 살피며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앉아 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천사가 따로 없다.


가방 속 귀여운 그림 카드도

어느 순간 소아과에서 마법의 카드가 된다.

주사가 무서워 진료실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울고 있는 아이의 눈물을 멈추게 하는,

그런 작은 마법.


어릴 적 나는

매일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었다.

특히 초콜릿이 듬뿍 들어간 콘이.

하지만 열 살의 용돈으로는

마음껏 사 먹을 수 없었다.


우리 동네에는

키가 크고 단발머리가 세련된,

내 눈엔 참 예뻤던 ‘어른 언니’가 있었다.

하교 후 버스를 우연히 같이 타고

같은 정류장에서 내릴 때면

그 언니는 나를 불러

슈퍼로 함께 가서

“먹고 싶은 거 골라” 하며

아이스크림을 사주곤 했다.

말수가 적었던 나는

“고맙습니다”라는 말도

부끄러워 작은 소리로만 했다.

그 언니만큼 커졌고,

그 언니보다 훨씬 나이가 많아졌지만,

그때 어린아이였던 나에게

친절한 미소로

따뜻한 온기를 건네주었던 그 마음이

지금도 선명하다.


천사 같은 아이들이

자기보다 훨씬 크고

목소리도 큰 어른들을

무서워하기보다는,

어른들이 지켜주는 세상이

따뜻한 온기가 있는 곳임을

느끼며 자라가기를.


그것이,

지금 내가 작은 것들을 가방에 넣어 다니는

이유이자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