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의 방식으로 산다는 것
구름은 모양을 바꾸며 존재를 지킨다.
구름은
모양은 바꾸지만
본질은 물이다.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이
한 몸 안에 공존한다.
나도 그렇다.
내 안의 나는 여전히 같은데
사람들 앞에 서면
조금 다른 얼굴로 살아간다.
상냥한 말투로,
단정한 표정으로,
누군가가 기대하는 모습으로.
그러다 문득,
한 편의 시를 읽다가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예뻐서가 아니다
잘나서가 아니다
많은 것을 가져서도 아니다
다만 너이기 때문에
네가 너이기 때문에
— 나태주, 〈꽃2〉 중에서
그 구절이 나에게
조용히 말했다.
애쓰지 않아도 된다고,
그냥 너여서
이미 충분하다고.
나태주 풀꽃문학관, 유리액자에 담긴 시 〈꽃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