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까지가자 >
#장류진 #창비
“난 이제 우리 같은 애들한테 아주 잠깐 우연히 열린 유일한 기회라고 생각해.” 102p
책을 읽으며 마음이 편치만은 않았다.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너무 사실적으로 표현되어서 인정하고 싶지 않았나 보다. 대학교 졸업장과 함께 대출받은 학자금 대출 통장을 들고 나와야 하는 젊은이들. 취업을 준비하며 아르바이트를 하고 몸만 겨우 누울 수 있는 원룸이나 고시원비를 내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한다. 힘들게 힘들게 취업을 하고 나면 굽은 어깨를 좀 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또 다른 시작이다. 어쩌면 더 힘들 버림이 시작될지도 모르겠다.
“우리 같은 애들”이라는 단어가 마음속에 가시처럼 박혀 자꾸만 마음을 할퀸다. 그 우리 같은 애들 속에 속한 나 그리고 그 애들로 살아야 할 아이들이 고인 눈물 속에서 초점을 잃고 흔들린다. 안타까운 마음에 안아주고 싶지만 손을 뻗으면 흘러내릴 것 같아 눈도 깜빡일 수 없다.
삶이 지나온 자리를 뒤돌아 보면 늘 그랬던 것 같다. 바다의 부표처럼. 파도가 심하게 몰려오면 바닷속에 갇혀 보이지 않다가 잠잠해지면 또 올라와 자리를 지키고 떠 있다. 반쯤 잠겨 가라앉지도 않고 튀어 오르지도 못하고 이리저리 흔들리며 떠 있는 부표같이 인생이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가라앉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게 그런 마음으로 기분으로 자신의 존재를 어떻게든 표시하며 이리저리 흔들리면서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금 그 보다 더 바라는 것은 욕심일까?
아무리 열심히 해도 되지 않는 일이 있다. 도대체 나에게 계획된 삶이 무엇이기에 이렇게까지 하시는 걸까? 날 위해 계획된 계획이 있기는 한 것일까? 수많은 고민과 고백과 기도와 원망과 눈물과 아픔이 몇 번을 더 돌고 돌아야 안정과 평안과 기쁨과 희망과 사랑이 찾아올 수 있을까? 아무도 듣지 않는 물음을 하고 또 해본다.
마음속 깊이 박힌 또 하나의 단어 “그 정도.” 그 정도면 충분하다는 말은 또 누가 정한 기준일까? 자신들에게는 해당사항 없다는 듯. 나에게만 한정된 말일 것처럼 선심 쓰듯 대견하다는 듯 내뱉는 말이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은 생각조차 못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 정도면 감사하며 살아야지.” 내가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게 그어버린 선은 얼마나 자만한 일인지 모른다.
우리 같은 애들이라 칭하는 세 명의 직장 동료가 가상화폐에 투자하며 겪는 지극히 현실적이 이야기다. 그리고 그들이 회사에서 겪어내는 차별과 무시 그리고 그것마저 잃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그려낸다. 지금을 살아내고 있는 우리 그리고 살아내야 할 아이들의 미래를 보는 것 같아 씁쓸했다. 그럼에도 이런 사회를 다시 한번 들여다보게 했고 또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생각해 보게 했다.
“달까지 가자”는 가상화폐 상승률이 치고 올라가 달까지 가보자는 말이었다. 사랑스럽고 예쁜 표지 그리고 현실적이고 깊은 이야기. 함께 읽고 고민해보고 싶다면 let’s go!!
“야! 네가 그런 자격이 왜 없냐? 그런 자격 있다. 누구든 좋은 걸, 더 좋은 걸 누릴 자격이 있어. 그럴 자격이 없는 사람은 세상에 없어. 너도, 나도, 우리 엄마도. 그건 다 마찬가지인 거야.” 194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