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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언 Jul 05. 2020

회사원의 슬기로운 독서생활

췤췤췤~

한 신문기사에 따르면, 대한민국 직장인의 월평균 독서량은 2.2권, 책값으로는 월평균 2만 4천 원을 지출한다고 한다.


한 때 나는 일 년에 백 권이 넘는 책을 읽었다. 그건 어떤 갈급 같은 거였다. 사회에 나와보니 잘난 사람은 너무 많았고, 내가 모르는 건 더 많았다. 그래서 닥치는 대로 책을 읽었다. 저 잘난 사람들만큼 젠체하고 싶은 욕심에 내 수준에 맞지 않는 책까지도 읽다. 좋아하지도 않는 처세술, 인문서 같은 것도 읽었다. 욕심을 기반으로 한 독서는 당연히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그때의 독서력이 지금까지 평범한 회사원의 생활을 영위하게 해주는 걸지도 모르겠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의 독서는 대단히 결벽적이고 강박적이었다.


이후 갖은 풍파(?)를 겪으며 나는 '잘난 사람들 만큼 잘하기'를 쿨하게 포기했다. 그냥 나에게 주어진 만큼의 역할만 하기로 마음먹었다. 이 일종의 정신승리 덕에 내 독서 전투력은 원동력을 잃었고, 자연히 맥을 추지 못하고 하향곡선을 그리게 된다. 결론적으로 지금은 한 달에 한 두 세권 정도의 책을 읽는다. 대한민국 평균으로 부지런히 수렴 중인 것이다.


그러나, 나는 지금의 독서생활이 더 좋다. 딱 즐거울 만큼만 읽기로 했기 때문이다. 호흡이 짧고 간결하며 직설적인 산뜻한 글들을 읽으면서 기분을 돋운다. 나를 옭아매던 완독에 대한 집착도 내려놓았다. 알라딘에 팔면 그만이니 굳이 책장에 진열해 놓고 '읽어내지 못함'에 대한 스트레스받지 않기로 한다. 소장해도 좋겠다 싶은 책에는 맘껏 메모를 한다. 맘에 드는 표현에는 동그라미를 치기도, 형광펜으로 죽죽 긋기도, 읽은 데까지 과감히 접기도 하면서.


자유롭고도 내밀하게, 나에게 알맞은 독서생활을 해 나가야지 :)


췤췤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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