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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몽 언니 Jul 29. 2024

언젠가는!

[2] 매일 내일만 외치는 여자, 미루는 습관의 정당화

1993년 170cm가 훌쩍 넘는 키의 앙상 마른 체격의 가수, 이상은 언니가 부른 <언젠가는>이란 노래는

사춘기 소녀의 라디오 청취자 감성무드에 자주 귀에 담기는 노래였다.

" 젊은 날엔 젊음을 모르고 , 사랑할 땐 사랑이 보이지 않았네
 하지만 이제 뒤돌아보니~ 우린 젊고 서로 사랑을 했구나
 눈물 같은 시간의 강 위에 떠내려가는 건
 한 다발의 추억 그렇게 이제 뒤돌아보니
 젊음도 사랑도 아주 소중했구나
 언젠가는 우리 다시 만나리 어디로 가는지 아무도 모르지만
 언젠가는 우리 다시 만나리 헤어진 모습 이대로

  젊은 날엔 젊음을 잊었고 사랑할 땐 사랑이 흔해만 보였네
  하지만 이제 생각해 보니 우린 젊고 서로 사랑을 했구나
  언젠가는 우리 다시 만나리 어디로 가는지 아무도 모르지만
  언젠가는 우리 다시 만나리 헤어진 모습 이대로"




젊다 못해, 어린 나이 (93년 발표곡이었으니... 14세~16세였던 때였으리라... 추측한다)였으나

가사를 통해 미리

'어른의 세계'를 그려보는

사춘기 철부지는

이 가사를 통해,

미래는 <어디로 가는지 아무도 모르는...> 불확실한 시간들이 커먼센스라고 믿게 해 주었다.

MBTI 중, 나를 강하게 J형대신 P형으로 자리매김하게끔 했고.


<언젠가는>이라는 후렴구는

젊음은 "언젠가는"이라는 막연한 미래를 꿈꾸며

그렇게 감성만끽하며

눈을 감고 음유시인처럼

살아내면 되는구나 하고

세계관을 만드는데, 기여했다.


이 또한, 비겁한 핑계지만,


굳이 자꾸 내 나쁜 습관들의 근원을 찾아가는 여정을 하다 보니,

별 게,,,,다,,, 이유가 되긴 하는구나 싶다.



나는 항상 "언젠가는"이라는 말로 하루를 미루는 습관을 가지고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오늘 해야 할 일들을 파노라마처럼 떠올린다.

해야 할 일들의 목록이 많거나, 중요도가 높을수록

<긍정확언><시뮬레이션>이라는 면목으로

더욱 눈을 감고,

순서를 정해보려 하다가

다시 잠이 들어버린다.


난 분명 새벽 5시에 눈을 떴는데,

눈을 감고 할 일목록의 차례를 세우다가

잠깐 눈을 깜빡이듯 뜨면

7시 알람이 울린다.


"에라이~"

오늘도 젠장.


내일부터 다시 완벽하게~하자.

"이번 판은 나가립니다.~다음 판을 기대하세요~~"

어릴 때, 한번 들은 이 노래는 어찌나 찰떡같이

상황만 되면 입에서 저절로 되뇌어 불러진다.




 

 "언젠가는 여행을 가고 싶어"라는 이야기를 하면서 

나는 항상 꿈꾸는 것에 그친다.

왜?

구체적인 행동은 늘,,, 그  "언젠가는~"

이후에 일어나는 일이니깐.

늘 미래에 할당되어 

현실이 되지 않는다.


막연한 미래에 대한 기대가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언젠가는"이라는 말을 

점점 더 자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인생이 꼬이는 느낌이다.


해야 할 일들이 쌓이면서도 

나는 그 일을 미루고, 

그 대신 다른 것에 집중하게 되었다.

성인 ADHD인 듯.


갈수록 상황은 더 심각해졌다.

할 일과 해야 할 저축들이 쌓여가는 가운데, 나는....

여전히 "언젠가는 해야지"라는 생각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주변은 모두 열심히 

일하고,

집 사고,

애 키우고,

효도하고,

건강 챙기고,

취미 챙기고,

인생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보이지만,


나는 그들에 비해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느낌이다.

그렇게 하루하루가 지나가면서 내 마음속의 불안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나에게 

 "지금 당장 시작하라"는 주제는 현재는 요원하다는 사실을 나는 깨달았다.


"언젠가는"이라는 말은 결국 나를 속이고 있다는 것을... 


그 순간, 결심해야 한다.

미루는 습관을 끊고, 

오늘 할 수 있는 일을 오늘 하기로.


성에 안 차더라도

 하나씩 해 나가기로 마음먹어야 한다. 

작은 성취감이 쌓이면서 점점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된다는 사실도 안다.


 "언젠가는"이라는 말은 

 더 이상 내게 위안도 변경도 되지 못한다.


나 스스로 여기 브런치에 

쏟아낸 순간

더 이상 방패가 되지 못하리라,

선언코저 한다.



이 여정의 끝에, "지금"이라는 단어가 내 삶의 중심이 되길...

이제는 하루를 내일에게 미루지 않고,

온전히 주어진 여기, 오늘을 

나만의 최선을 다해

살아내는 내가 되길.


 물론 가끔은 여전히 "언젠가는"이라는 생각이 스치기도 하지만,

그때마다 나는 스스로에게 다짐하기로 한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미루지 말자."

 

그렇게 내 삶은 조금씩 변화하겠지.

미래는 여전히 알 수 없는 것이지만,

오늘 내가 하는 작은 노력들이 

언젠가 결과로 돌아올 것이라는 

믿음을 가져보기로!!!


이제는 다시는 "언젠가는"을 입에 올리지 않기로.

대신, 매일의 작은 일들이 쌓여 

나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줄 것이라는 희망을 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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