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의 운명을 사랑한 여인
내 언제 신의 없이 굴어 임을 속였길래
달이 기운 깊은 밤에 오려는 뜻이 전혀 없네
가을바람에 지는 잎 소리야 나인들 어찌 하리
"활달하고 기량이 커 남자와 같다."
"여자로서는 활달하고 큰 기량이 있어 협객의 풍모를 지녔다."
"진이는 비록 기생이나 성품이 고결하여 차림이 화려하지 않았고, 관청의 술자리에 나가더라도 세수만 하고 옷을 갈아입지 않았다."
"방탕한 것을 좋아하지 않아 시정잡배가 천금을 준다 해도 원하지 않았다."
송공(지방관)이 그 어머니를 위하여 잔치를 베풀었다. 이때 서울에 있는 예쁜 기생과 노래하는 여자들을 모두 불러 모았고 이웃 고을의 수재와 고관들도 한데 모였다. 이에 붉게 분칠한 여인이 자리에 가득하고 비단옷 입은 사람들이 한 무리를 이루었다. 이때 황진이가 얼굴에 화장도 하지 않고 담담한 차림으로 자리에 나오는데, 천연한 태도가 사람들을 움직였다. 밤이 다하도록 계속되는 잔치에서 황진이를 칭찬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相思相見只憑夢 그리움과 만남이 다만 꿈에 기대니
儂訪歡時歡訪儂 내 임 찾아갈 때 임도 나를 찾아왔나 봐
願使遙遙他夜夢 언젠가 다른 날 밤 꿈속에서 거닐다가
一時同作路中逢 같이 길 떠나 도중에 다정하게 만나리
- 상사몽(相思夢, 서로를 그리는 꿈)
동짓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버혀 내여
춘풍 니불 아래 서리서리 너헛다가
어론님 오신 날 밤이여든 구뷔구뷔 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