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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에필로그


불타는 잔해 속에서, 이세와 쓰엉은 서로를 끌어안았다.
“끝났어요. 세상이 다시 숨을 쉬어요.”
“그래요. 하지만 아몬은 도망쳤어요.”
“그래도 우리는 해냈어요.”

그때, 키릴루스가 다가와 이세의 어깨를 감쌌다.
“세상을 구한 향기천사에게 축복을.”
그의 눈빛엔 슬픔과 자부심이 함께 있었다.

쓰엉이 부서진 바닥 사이에서 반짝이는 무언가를 발견했다.
“이세, 저기 봐요.”
그녀는 손가락만 한 은화를 집어 들었다.


이세가 미소 지었다.
“유다의 동전… 키릴루스, 이걸 맡아주세요.”
“때가 되면 쓰이리라.”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쓰엉이 조용히 이세의 얼굴을 감싸며 말했다.
“이제 떠나요. 우리가 살아야 하니까.”
이세는 그녀의 눈을 바라보며 답했다.
“그래요. 오르팡의 달빛이 우리 길을 비춰주고 있잖아요.”

언덕 위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숲의 향기가 실려왔다.
그 향은 빛처럼 따뜻했고,
두 사람은 그 냄새 속에서 서로의 존재를 확인했다.

“이 향기… 당신이에요.”
“아니요, 우리 둘이에요.”
그들의 웃음이 달빛 속에 녹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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