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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향

22. 6부 조우(4)

하나의 향


이세는 쓰엉의 손을 잡고 숙성 탱크실로 달려갔다.
“이 탱크 중 하나가 어둠의 물을 담고 있을 거야.”
“저 탱크에서 여과음이 들려요!”
“그래, 내일 발매할 제품이겠군.”

그 순간, 문이 열리며 아몬이 나타났다.
“이세!”
그의 목소리는 천둥처럼 울렸다.
“이제 끝이야. 그 여자를 붙잡아!”

경비원들이 쓰엉을 제압했다.
“이세, 안 돼요!”
“걱정 마.” 이세는 외쳤다.
그는 빛의 물을 꺼내 탱크 속으로 붓기 시작했다.
“멈춰라!”
아몬이 달려들어 그의 가슴을 쳤다.
이세의 몸이 탱크 계단 아래로 굴러떨어졌다.


그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중얼거렸다.
“왜… 아무 반응이 없지? …마지막 글자, ‘광(光)’…
지워진 앞 글자는… 달(月)… 월광이었구나… 달빛이라니…”

이세는 천장을 올려다봤다.
작은 채광창으로 은빛 달빛이 스며들고 있었다.
“저 빛을… 탱크로 비춰야 해.”
아몬이 다가왔다.
“유언이라도 남기겠나?”
“쓰엉과 마지막으로 이야기하게 해줘.”
“좋다. 마지막 작별을 즐겨라.”

쓰엉이 이세 곁으로 왔다.
이세는 그녀의 귀에 속삭였다.
“달빛을 거울에 담아 탱크에 비춰. 그게 빛의 완성이야.”
쓰엉은 눈물을 머금고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그녀는 계단을 올라가 창가에 섰다.
손거울에 달빛을 담아 탱크 쪽으로 비췄다.
그 순간, 아몬이 봉을 휘둘러 레이저를 내리쳤다.
“이세—!”
이세의 몸이 가스에 휩싸였다.
그러나 동시에 탱크가 흔들리며 눈부신 빛을 발했다.


“빛의 물이… 완성됐다!”
이세의 마지막 외침이었다.

폭발음이 이어졌고, 공장은 거대한 빛에 휩싸였다.
빛과 어둠의 향이 충돌하며 하나의 냄새로 변했다.
그것은 구원의 향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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