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도 그리고 네 마음도.
여러 번의 이사와 먼 거리에서 온 단절이라 말하고 싶다.
사실은 마음이 아픈 거였는데.
사실은 내가 문제였는데.
이유가 뭐든 그렇게 몇 없는 친구들이 하나 둘 지워지더니 급기야 그들에게 연락할 길도 없다.
50을 넘어가던 어느 날 …
그들이 그리움에 사무치기까지 한다.
내 친구들은 하나같이 착했다. 하나같이 맘이 넓었다.
나와는 반대다 그것도 정 반대 그래서 친해지고 싶었다.
그들을 보며 부러워했고 감사했고 닮고 싶었다.
그들이 있어 내 20대는 많은 걸 경험하고 누렸다.
그중 한 친구의 연락처를 우연히 진짜 우연히 찾았다. 근데 알 수 없었다. 20년도 지난 이 이멜주소를 아직도 쓰고 있을지를. 그래서 용기 내서 메일을 보냈다.
내용은 이랬다.
“ 네가 내가 찾는 친구가 맞는지 알고 싶다. 그 옛날 나와 같이 여행한 곳 이름을 알려달라. 만약 내 친구 이메일이 아니면 죄송하다. 친구를 찾고 싶은 사람이니 이해 바란다.”
대충 이런 내용이었던 것 같다.
그렇게 이메일을 보내고 기다렸다 두근거리는 가슴을 부여잡곤.
소식이 끊어진 시간 아니 세월… 하지만 내 맘은 늘 그들과 함께 했기에 이 기다리는 시간마저 감사하다. 그리고 이 시간조차 감사할 수 있는 건 친구일 수도 있을 거라는 기대 그 기대 때문이리라.
알 수는 없었지만 어렴풋이 느껴지는 그 느낌. 나쁘지 않다. 아니 맞을 거라는 우주의 기운? 이 강하다.
그리고 드디어 받은 이메일.
받자마자 확신했다. 그 친구가 맞음을.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맘이 무척 설렌다.
“ 맞다. 내가. 그리고 우리가 같이 여행 간 곳은…. “
그 여행 장소가 한 곳이 아니었지만 종착지는 하나였기에 그곳 이름 하나면 됐는데 아니 충분했는데 친구는 우리가 돌아본 여러 곳 이름을 하나하나 적으며 무얼 했는지까지 소상히 도 말해주었다.
’ 짜식… 여전히 세심하네. 맘도 배려심도.‘
뭘 더 바래. 뭘 더.
한걸음에 달려가 너를 보고 싶었다.
그렇게 한걸음에 …
하지만 보내준 이메일을 또 읽고 읽으며 그 마음은 한켠에 두었다.
20년의 세월이 무색하다. 어제 본 것처럼. 그렇게 시공간을 흘쩍 넘기고 반가워 할 수 있는 건 네가 내게 보여준 그 마음 때문일 거야.
‘고맙다… 선경아~~ 보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