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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루 스카이 Sep 11. 2024

무식하다. 그래서

용감한 건가?

생각이 없었나? 결코 그러진 않았는데.

첫눈에 반했나? 남편도 나도 아니었는데.

그럼 무슨 이유로 번갯불에 콩 볶 듯 결혼을 결심한 거지?

갑작스럽다. 결혼한 지도 25년이 되어 가는데…

새삼스럽긴. 그래 새삼스럽다. 왜? 불현듯 생각이 난 건지.

25년 전으로 되돌아가면 과연 나는 이 결정을 다시 할까?. 급 생각이 많아진다.

그냥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암 생각하지 않고 했다는 말이 맞을 것 같다.

서로가 어떤 사람인지도 알지 못한 채.

서로의 가족 얼굴도 보지 못한 채.

결혼식 후 가족에게 사진과 테이프를 보내 드리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하곤 그렇게 우리는 부부가 되었다.

가방 하나 달랑 들고 왔는데 지금은 그때 보다 뭐든

25배 이상 늘었다. 옷도 세간살이도 아는 이도 그리고 사랑도.

그때도 알았을까? 이렇게 타향살이가 길어질 줄.

타향살이가 힘든 건  … 그리움 때문이다.

그때 알았으면 무식했어도 용감하진 않을 수 있었을 텐데. 결혼이 , 이곳 삶이 힘들어 든 생각이 아니다. 그저 그리움이 사무쳐 나도 모르게 각인된 생각이지.

그래서 여행하면 고향이 생각나나 보다.

그래서 고향이 가고 싶나 보다.

몸도 맘도 그곳을 향해 있기에.

그래서 나는 고향에서 한달살이가 꼭 해보고 싶다.

아니 꼭 하고 말 것이다.

이건 50 넘어 생긴 나의 꿈이다.

아~생각만 해도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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