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만…
뜬금없는 메시지가 저녁 늦게 이미 도착해 있었는데 그 메시지를 이른 아침에야 보게 되었다.
주소를 묻는다. 막둥이가.
대수롭지 않았다. 이사를 준비 중이니 옮긴 주소를 묻나 보다 했다.
그래서 별생각 없이 보냈다. 메시지에 대한 답을.
그런데 이내 받은 내용이 내 가슴을 강하게 요동치게 했다.
‘이런…‘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이런…이었다.
어제 손을 다쳐 응급실 가서 병원비가 나올 거란다.
얼마나 , 얼마나 심하게 그리고 얼마나 아픈지… 를 물어야 해서 전화를 하니 조금 있으면 수업 시작이라 못 받는다며 병원비가 나오면 놀랄 것 같아 다쳤음을 미리 말한 거라며 무심하게 글만 남긴다.
그때까지만 해도 딱히 심각함을 인지 못하고 바쁜 일을 마치고 첫째에게 전화하니 이미 어제 사진도 받고 통화도 해서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러곤 건네받은 사진엔 그날의 이야기가 한눈에 들어온다.
생각보다 깊어 보이는 상처 그리고 그 상처로 인해 떨었을 막둥이가.
이미 성인이라고 낙인 받은 나이를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막둥인 언제까지고 막둥일 뿐. 나이는 그저 숫자에 지나지 않다. 생김새도 행동도 말투도 그렇다 아직은 나에게.
그런 막둥이가 오롯이 혼자 다 감당을 했다니 그게 젤루 맘이 아프다. 엄마인 나도 그런 사고가 났으면 두려워 벌벌 떨렸을 텐데…
놀라 펄쩍 뛸 엄마가 눈에 선했나 보다.
그렇다고 우째 그 상황을.
이 생각이 마음을 누르니 심장이 더 크게 쿵쾅거린다.
‘잘 꼬맸고 지금은 괜찮아.’ 라는 말에 그제서야 무슨 일이었는지를 물었다.
감나무에서 감을 땄다. 첨엔 손으로 돌돌 돌려서 땄는데 그렇게 따다 보니 손이 너무 아파 칼을 사용하다 그만 감을 따야 하는데 손을 땄다고.
그래도 무섭긴 했나 보다 첫째에겐 이 모든 일을 알린 걸 보면. 그도 그럴 것이 사진을 보니 많은 피가 났을 법하니 안 그랬을까.
그렇게 첫째와 통화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막둥이 안부가 염려스럽다. 수업 중일 수도 있으니 메시지를 보내니 바로 답이 왔다.
손 꼬매기 전 마취주사가 너무 아팠고 다시 병원에 가진 않아도 되며 아픔이 있으면 약을 먹으면 된다는 아주 심플한 대답이다.
어제 상황은 르와르영화가 따로 없는데 주제는 코미디다.
많은 피와 칼이 등장했지만 주인공은 감… 따기.
그 와 중에 감을 많이 땄으니 엄마 먹으라고 가져다준단다. 무슨 병 주고 약 주는 것도 아니고.
그 감이 맛나겠냐고, 그 감을 먹고 싶겠냐고~~.
어~~~ 정말로 짜증 난다 짜~증.
근데 더 싫은 건 이 와중에도 화장실 문에 찍힌 내 손가락이 더 아프다는 것이다.
상처도 피도 아픔도 훨씬 깊고 많았고 컸을터인데
욱신거리는 내 엄지손가락이 더 …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