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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루 스카이 Nov 02. 2024

사는 거란다 1

혼자다

모든 인간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혼자다. 옆에 가족이 있든지 없든지 간에. 물론 도움의 손길은 있지만 살아가다 보면 안다. 철저히 혼자임을.

 그렇다고 슬프다거나 힘들다거나 어렵다를  쓰고 싶지 않다. 당연한 이야기이니. 다만 내가 보고 느끼고 생각한 혼자를 써보려 한다.


혼자.

같이 있어도 혼자임을 느끼고 많음에서도 빈곤을 느낀다. 모임에서도 행사에서도 그리고 심지어 가족 안에서도.


어울리지 못한다.

공감을 못한다.

이해를 못 한다.

그리고 함께하고 싶지 않다.

많은 이유가 있더라고.

그 많은 이유 중 나는 종종 ‘나는 누구? 여긴 어디?‘를 많이 경험했다. 환경의 여건이 가장 컸다.


말을 듣는데 뭔 말인지 모르겠다.

말을 해야 하는데 뭔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말을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대충 이 정도.

그래 그랬다. 언어의 장벽은 높았다. 아니 노력을 안 했다는 게 맞다.

그 속에 녹아야 하는데 주야장천 한국드라마만 봤으니, 한국말만 하고 한국말만 들으니 늘겠어 늘겠냐고.

그래 그랬다. 그저 나는 나만 편한 삶을 살았다. 그러다 보니 오래 살았지만 소통이 힘들다.  

일단 집 밖에만 나가고 듣고 말해야 하니. 아~ 그래서 집순이가 된 거였어. 그런 거였어.

따지고 보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닌데 티비를 틀어도 라디오를 켜도 마트를 가도 들리는 건 영어 영어인데.

이런 환경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직도 영어가 어렵다. 아니 힘들다.

그들의 생각에 내 생각을 숟가락 얹듯 그저 올리기만 하면 되는데… 힘들더라고 아니 지금도 마찬가지.

그러다 보니 주변엔 온통 한국말, 한국사람, 한국티비.

그런데 이랬던 나에게 미쿡친구가 생겼다.

이사를 하면서 알게 된 이웃 미쿡 할아버지.

자그마한 체구에 인자한 미소를 장착하셨다.

연세도 많으시고 풍기는 포근함이 나를 무장해제 시킨 것 같다.

처음부터 먼저 반갑게 인사해 주셨고

처음부터 나를 Young Lady 라 불러주신 할아버지.

그런 할아버지 덕이다 무조건 우리가 친해진건.

다 할아버지 덕.

마당에 나가면, 잔디를 깎으면, 메일을 픽업할 때면

우리는 인사를 했다. 볼 때마다. 그리고 집 안에서 조차 나는 할아버지를 살폈고 할아버진 나를 살폈을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의 안부를 묻고 물으며 자연스럽게 친해졌다.

대화를 하면 70% 는 대~충 알아 듣는다. 발음이 정확해도 잘 못 알아듣는데 할아버진 그렇지 않으셨다. 아니 잘 못 듣는 내 탓이겠지. 잘 알아만 들어도 듣기 쉬웠을 터. 아무튼 지간에 그렇게 우리는 안부를 묻고 건강을 묻고 텃밭을 묻고 날씨를 물었다.

뭣이 중했겠는가 그저 함께 대화를 했다는 게 중허지.

지나가면서 나가면서 들어오면서 손을 흔들어 마음을 전했다. 그리고 밤새 안녕을…

혼자였던 타지생활. 그렇게 마음을 전하면 됐는데 …

그렇게 마음이 전해지면 친구가 될 수 있었는데… 많은 시간이 지나서야 가지게 되었지만 이 또한 감사할 일이다.

그치 않아?

뭣이 중헌디.

그러니 ‘할 껄~‘하지 말고 하자. 오늘이라도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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