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셋
생각도 못했는데 둘에서 셋이 되었다.
이미 셋 전에 셋이 될 뻔한 이슬 한 방울까지 하면 넷이어야 하는데…
그렇게 이슬은 공기 중에 떠나고 그 공간을 막둥이가 채웠다.
많은 우여곡절을 이기고 당당하게 태어난 막둥이.
지금 생각해도 신통하고 방통 하다.
그 많은 위험요소를 다 물리치고 건강하고 딱 부러지게 자란 막둥이… 이 또한 그분이 하신 거지. 그분이.
너무나도 작아 많은 검사에도 잡히지 않아 임신 사실을 몰랐고 검사에도 나타나지 않았지만 이미 뱃속에 자리한 막둥이는 급성맹장으로 전신마취 후 수술까지의 모든 일을 이겨내고 정상으로 태어나기 힘들다는 소견에도 불구하고 잘 태어났고 잘 자라 자기의 삶을 살고 있다.
혼자가 좋다는, 혼자여서 편하다는 내게 하나 그리고 지금은 둘 그래서 셋이 되었다. 하지만 셋이 되었다고 예전에 내가 딴 사람이 될 수 없는터.
그렇게 내 생각과 내 방식으로 셋이지만 하나 그래 혼자처럼 지냈다. 셋이 되었지만 여전히 나 위주의 삶.
그러던 어느 날 내 머리를 세게 얻어맞는 일이 일어났다. 나를 변화시킨 그 일. 아마 그 일이 없었다면…
대형마트에 장을 보러 갔다가 카트에 먹을 것을 담고 카트를 지키고 있으면 엄마가 차를 가지고 올게 잘 지키고 있어. 그렇게 말을 하고 차를 타고 바라본 아이들은 이적의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이었다.
카트를 꼭 붙잡고 둘이 나란히 앉아 있는 그 모습을 보는 순간 눈물이 주루룩 흘렀다.
저 어린아이들에게 나는 내 생각만 강요했고 내 말로 힘들게 했으니 버리고 간 그 사람들과 뭐가 다를까… 엄마의 말에 아무 의심 없이 카트를 꼭 부여잡고 동생과 나란히 앉아있던 그 모습이 지금도 선하다. 아무 의심 없이 아무 생각 없이 그저 내가 옳다고 생각했던 그 시간이 내 아이들에겐 얼마나 길고 긴 시간이었을지를 생각하면 지금도 통곡이 터져 나온다.
이런 미련한 그런 어리숙한 그리고 나 밖에 모르는 어미가 미안했다고 말해야 하는데…
어리다고 몰랐으리라
어리다고 안 힘들었으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더 빨리 못 깨달은 게 미안할 뿐이다.
그때라도 알게 해 주셔서
그때라도 뒤통수 힘차게 후려쳐 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인간인지라 급 변화되긴 힘들더라고
하지만 이렇게 조금씩이라도 변하다 보면
어느 순간 주님 바라보고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