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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루 스카이 Nov 09. 2024

사는 거란다 2

혼자다 2

혼자…

그리 외롭지만 않더라고

그리 쓸쓸하지만 않더라고

하지만 썰렁하다고 해야 하나… 그런 건 있더라고.

결혼을 했다 하지만 각자의 삶을 살았다.

남편은 타지에서 또 타지의 삶을 살았고 나는 그나마 타지지만 우리 집에서 살았다.  

주말부부 아니 우린 한 달에 한번 봤던 것 같다.

거리도 멀었고 일도 힘들었고…

신혼을 그렇게 보냈고 결혼 1주년 , 2주년 그리고 25주년을.

그러다 보니 우린 지금도 신혼이다. 같이 산 시간을 다 합쳐도 3년을 못 넘을 듯 하니.

좋은 점 많지. 아니 차고 넘치지. 하지만 별루인 점도 많아.

그렇게 둘이 됐지만 각자의 터에서 혼자의 삶을 살았다.

혼자지만 누릴 수 있는 건 다 누리고 산다.

혼자라고 쓰고 누렸다고 쓰고 싶을 만큼.

 혼자는 일단 아침을 옹팡지게 누릴 수 있어 좋다.

그래서 그런가 갱년기임에도 불구하고 잠을 잘잔다. 아주 잘.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또 누구에게도 맞추지 않아도 되니. 온전히 아침을 누린다는 건 많은 감사 중 하나이다.

외롭지 않은가?. 그렇지 당근. 젤로 많이 느낄 땐 남편이 집에 왔다가 가고 난 그날 밤. 그때가 젤로 많이 느낀다. 하지만 이것도 연차가 쌓이니 적응이 되더라고. 때론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 서로 느낀다. 불편함을. 그래서 우리는 되도록 서로를 간섭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아니 노력했다. 서로를 위해서라고 하지만 각자를 위해서다.

그렇게 25년을 각자 살았는데 이젠 같이 살아야 하다니…

벌써부터 걱정할 일은 아니다 싶다.

그래서 어떻게 지냈는지를 되짚어보고 싶었다.

잘 살고 싶어서.

아니 잘해보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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