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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거란다 5

다시 혼자

by 블루 스카이

첫째가 졸업을 하고 취직을 했다.

회사가 멀다. 다행히도 남편친구가정이 회사 근처라 그곳에서 살기로 하고 짐을 챙겨 이사를 했다.

그리고 우리는 둘이 되었다.

막둥이와 나는 각자의 삶을 살았다.

같은 공간에서 다른 삶이 시작된 것이다.

누가 뭐라 할 것도 없었다.

나는 나의 하루를 막둥이는 막둥이의 하루를 살았다.

각자가 각자의 삶을 살았기에…

그게 참 감사하다. 이렇게 살게 하심도.

마당이 넓어 마당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할 일이 겁나게 많았다. 겁나게.

잠시라도 신경을 쓰지 않으면 마당은 온통 난리가 났다.

어쩜 그리도 잘 자라는지

어쩜 그리도 제멋대로 자라는지

그래서 내 신경은 온통 그 풀떼기들에게 있었고 그렇게 우리는 각자의 주어진 삶을 순응하듯 지냈다.

그렇게 일 년을 지냈고 막둥인 다시 기숙사로 들어갔다. 조그마한 방에 챙겨갈 짐이 한가득이다.

차에 꽉 찬다. 한 번으론 힘들다. 그래서 못 가져간 건 다시 와서 가져간다며 짐을 챙기고 또 챙긴다.

누가 그 엄마의 그 막둥이 아니랄까 봐.

이미 차엔 짐이 가득한데 남은 짐도 만만찮다.

그렇게 막둥이도 짐도 차도 떠났다.

차가 없으니 행동반경이 준다. 그런데 걱정도 없다. 딱히 나갈 일도 없으니.

막둥이가 기숙사로 가면서 우린 다시 이사를 해야 한다. 그러니 냉파도 해야 하고 짐도 정리해야 하고.

또 할 일이 생겼다. 이번 이사는 거리가 멀다. 먼 만큼 짐도 줄여야 하는데 생각보다 짐 줄이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줄여야 한다.

Mission Impossible을 Possible 하게 만들어야 한다. 또 하나의 미션이 주어졌다. 주어지면 해내야 한다. 반드시

이번엔 얼마큼을 더 정리할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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