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가 편하다.
그랬다 나는 여럿일 때보다 혼자일 때가 편하다.
일일이 맞출 필요도 없고 내가 편할 때 산책하고 내가 좋아하는 거 먹고 내가 보고 싶은 거 보고.
그래서 생각했다. 결혼하지 말고 혼자 살자. 그래도 혼자는 그러니 언니랑 살자.
목표도 그랬고 바램도 그랬고.
그런데 목표대로 바램대로 흘러가지 않았고 내가 먼저 언니는 일 년 뒤 결혼을 했다.
하지만 결혼은 했지만 따로 살았기 때문에 여전히 혼자인 삶을 살다가 첫째가 태어났다.
첫째가 태어나니 더 이상 내 것이 내 것이 아니었다.
모든 것이 그랬다. 낯선 곳에서 아는 사람이라곤 모두 남편 아는 사람뿐인 이곳에서 첫째가 내 옆에 있으니 모든 게 힘들었다. 나만 보였으니, 나만 힘들다 생각했으니…
그게 젤루 미안하다. 그게 젤루.
엄마가 엄마 노릇도 못하고 첫째 탓, 남편 탓만 하고 있으니. 화도 잔소리도 그 어린아이가 고스란히 다 받았다. 손도 올라가고 목소리도 올라가고. 그래서 지금도 목소리가 올라가고 눈이 커지면 그 두 눈에 눈물이 쪼로록 흐른다. 그 어릴 쩍 생각 때문에.
둘이라곤 하지만 하나같은 둘. 모든 게 다 내 중심이었다.
나 하나도 추스리기 힘들었고
그땐 그게 맞는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땐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밖엔.
내가 살아야 이 아이도 살 수 있으니.
그래서 그랬다고 그때는 그렇게 생각했던 게다.
그 어린것이 얼마나 무서웠을까
그 어린것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 생각만 하면 지금 이 순간도 마음이 무너져 내린다.
이런 내게서 첫째는 너무도 착하고 이쁘고 똑 소리 나게 잘 자랐다. 첫째를 아는 모든 이들이 입을 모아 이야기한다. 어찌 저렇게 잘 키웠냐며.
누구도 모른다. 아니 나 조차도 모르겠다. 다만 아는 게 있다면 …그분이 하셨다고.
모든 것 먹이시고 입히시고 키우셨다는 이 말 밖엔 없다. 이 말 밖엔 설명할 도리가 없다.
그분이 하셨다는 이 말 밖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