깻잎논쟁에 더하기 하나
아~~ 이거구나 요지는. 그리고 …
땡스기빙. 길을 나섰다.
다른 주에서 일하는 첫째- 남편친구집에서 삶
첫째와 같은 주에서 있지만 다른 시티에서 대학 다니며 기숙사에 기거 중인 막둥이.
첫째가 살고 있는 집주인 남편친구 내외를 만나기 위해 길을 나섰다 우리 부부는.
그런데 그 길은 꼬박 6시간이 걸려 운전만 해도 힘든데 안개와 비와 눈과 바람을 상대하면서 하려니 눈과 몸에 힘이 너무 들어간다. 화장실을 가려고 운전대를 놓고 내리려니 팔과 다리는 너무 후덜 거리고 너무 힘이 들어간 탓에 눈과 허리까지 안 아픈 곳이 없다. 날씨가 도착할 때까지 좋지 않으니 더 힘들었다. 비 만와도 힘든데 아니 그냥 운전만 해도 힘든데 출발 전부터 내린 눈, 비, 가다 보니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안개와 거센 바람까지… 무슨 생각 아니 아무 생각 없이 기도만 했지. 그래 기도만 했다.
그렇게 드디어 도착한 남편친구집. 뭐라 말할 수 없었다. 단지 감사만 나올 뿐.
2주 만에 보는 첫째, 한 달 만에 보는 막둥이 그리고 남편친구 내외. 각자의 삶을 살다 이렇게 보니 마냥 좋았다. 너무 감사했다. 우리의 땡스기빙은 이렇게 감사로만 가득할 거라 생각했는데 깻잎사건이 터진 거다.
사건의 요지는 이렇다.
땡스기빙 블랙 프라이데이.
아침을 빨리 먹고 쇼핑을 가자는 남편친구를 따라 쇼핑몰을 가는데 쇼핑몰 10분이면 도착할 거리를 30분 넘게 도로 위에 있는데 쇼핑몰 들어가는 차선이 아닌 다른 차선에서 자꾸 새치기를 하는 통에 더 도로 위 시간이 길어져서 남편친구 아내와 나는 차에서 내려 잔디밭을 지나 도착한 쇼핑몰은 매장에 들어가려는 사람들이 줄을 길게 서있는 통에 사람 없는 매장만 몇 군데 돌아보곤 아직도 도로에 있던 우리 차를 타고 마켓에 들른 후 점심을 먹으러 식당을 가는데 남편이 친구아내 차 문을 열어주는 게 아닌가. 나의 깻잎은 이렇게 나에게 왔던 것이다.
마트에 갈 땐 남편 뒷자리에 내가 있었는데 그땐 그냥 내렸던 남편이 다음 행선지인 식당을 가려고 탄 차 안에선 남편친구아내와 내가 자리를 바꿔 타면서 남편 뒤에 친구아내가 앉게 되었는데 남편 내리면서 문을 열어주는 게 아닌가.
바로 그때 난…‘아~~ 이게 말로만 듣던 깻잎논쟁이었구나 ‘ 였다.
세 사람은 평온했지만 나… 나는 아니었거든. 그렇게 감사로 가득할 것만 같았던 나의 땡스기빙 연휴에 금이 가기 시작했고 식당 안은 논쟁의 시시비비를 가리는 장소가 되었다.
근데 더 나를 화나게 한건 세 사람은 평온하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당한 이는 나뿐이었으니. 왜 화가 났는지 왜 화를 내는지 또 이게 그럴 일이야 하는 이 모든 반응이 나의 화를 더 부추긴 것이다. 나만 이상한 사람이고 나만 속 좁은 사람이고 나만 이해 못 하는 사람이 된 이 상황을 경험해 보니 알겠더라고 보이더라고.
깻잎, 새우, 패딩 지퍼 그리고 차 문.
아시는 이 많지만 쉽게 설명을 해보려 한다.
이 설명엔 내편을 만들기 위한 몸부림을 한껏 담은 것이니 세심하게 읽어주기 바란다.
1. 깻잎- 식사 도중 여사친의 깻잎 떼어줌
2. 새우- 역시 식사 도중 여사친에게 새우껍질 까줌
3. 패딩지퍼- 춥다며 여사친의 패딩지퍼 올려줌
4. 차 문- 자기 뒤에 앉은 여사친의 차 문 열어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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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사친은 자기 아내, 여자 친구가 아닌 다른 여자를 지칭함
자… 나는 오늘 이 모든 논쟁에 대해 답을 해보려 한다.
첫째. 남자들아! 입장을 먼저 바꿔 생각해 봐라. 이 모든 상황이 내가 당했다고.
어때 마냥 아내가 여친이 이유 없다, 속이 좁다, 이해 안 된다, 황당하다 생각 드는가?
둘째. 아내, 여친이 깻잎을 먹을 때, 새우껍질을 깔 때, 패딩지퍼가 열렸을 때( 아니 조금이라도 내려져 있을 때) 그리고 차에서 내릴 땐 아무 반응, 아무 생각, 아무 동요, 아무 미동조차 없다가 여사친이 깻잎, 새우를 먹을 때, 열린 패딩 지퍼를 봤을 때 그리고 차에서 내릴 때 반응을 한건 단지 몸의 반응이 아니라 마음이 움직인 거다. 그래서 그러는 거다. 아내가 여친이 그럴 땐 미동조차 없다가 그렇게 한 거니.
이게 남자뿐 아니라 여자도 마찬가지이다. 이런 상황에서 나는 그냥 … 그래 나는 그냥…이라 말하지 마라.
눈길이 가고 신경이 쓰이고 거기에다 행동까지 하는 건 마음이 없으면 힘든 거잖아.
그래 요지는 이거라고
내가 그럴 땐 아무런 행동조차 안 하다가 왜 왜 왜… 해주는 거냐고 왜???
매너 아니다. 매너라고 이야기하지 마라.
그건 관심이다. 관심.
알겠냐고.
그게 싫은 거라고. 그래서 화를 내는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