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하다
같은 말을 쓴다는 건.
불과 도착하지 삼일째 밖에 되진 않았지만
오래 산 아니 여기 현지인처럼 다닌다.
이게 말의 힘, 언어의 힘이다.
그 나라 말을 쓰지만 그저 쓸 뿐
공감하지도 이해하지도 못하며
그렇게 산 세월이 고국에 오면 한방에 해소가 된다.
그래서 여행은 역시 한국 그래 고국이다.
내가 한국에 오면 젤 먼저 하는 게 있다.
인터넷으로 물건 사기.
‘참, 이건 한국여행이 결정되면 가기 전부터 시작되지? ‘^^
그래 그렇다. 가기 전부터 아이쇼핑을 한다.
오… 거기다 설 대박세일까지
눈도 손도 맘도 즐겁다.
그렇게 가기 전부터 눈도장을 꽉 찍고는 도착하면 배송이 시작된다.
먹고 싶었던 거, 갖고 싶었던 것이 빠른 속도로 착착착 뜯는 기분은? ‘
‘크리스마스다~~~‘
우리 부부는 무슨 날, 흔히들 챙기는 크리스마스도 그래 생일, 결혼기념일까지도 서로서로 챙기지 않는다. 그냥 무슨 날이 되면 “ㅇㅇㅇ 축하해” 가 끝이다.
서운하지 않냐고? 아니 아니다.
같이 밥 먹고 축하해 주면 되지 뭘 바라랴.
그런데 내가 이러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다른 이들이 그러지 못하는데도.
서운하고 아쉽고 맘이 상한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다.
길을 가다 먹고 싶은 게 있으면 이야기한다.
“ 여보야~~ 저거 먹자”
그럼 응당 남편은 “응”
티브이를 보다 갖고 싶은 게 있으면
“ 여보야~~ 저거 사줘”
그럼 남편은 “응”
그게 다다.
그렇다고 다 먹거나 사거나 하지 않는다.
그거면 족하다 그거면 다.
“그게 다야?” 하시겠지만 “응” 그게 다다.
그 마음을 알기에 그 마음이 보이기에.
나는 안다 남편의 대답이 진실임을.
사준다는, 사라는 , 해준다는, 가자는.. 그 모든 말이.
부부사이에 중요한 것 중 젤 으뜸은 믿음이 아닐까?
믿음이 있다면 그 믿음이 있다면.
산을 옮길 수도, 작은 떡 다섯 개로 오천명을 먹일 수도
있으니.
믿음… 종교에서만 필요한 게 결코 아니다.
가족
연인
친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