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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루 스카이 Jul 23. 2024

미국 병원비

맹장수술인데 이렇게? 많아도 너무 많다.

 첫째 땐 몰랐어도 둘째 땐 알았어야지.

역시 몰랐다. 무슨 엄마가 이런 지.

 이곳은 나에겐 너무 낯선 땅. 말도 안 통하고 … 그렇게 첫째를 낳고 거의 일 년을 울고만 지낸 것 같다. 우울증이었을까? 이런 나에게 온 두 번째 생명… 첫째는 처음이라 몰랐다 하지만 두번짼…

 지금 생각해 보니 나는 그때 구멍 속에서 지낸 것 같다. 나가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며 만들어진. 그런 내게 왔다 두 번째 생명은. 하지만 자연유산으로 빛조차 보지 못했다.

 자연유산도 아기를 낳은 것이니  몸조리 잘해야 한다고 의사는 말했지만 몸도 맘도 엉망이었다. 그렇게 일 년이 지났다.

  그러던 어느 날  배에 통증이 왔다. 체한 건가? 그런 거 치곤 너무 아픈데… 난 자주 체했다. 그래서 아주 심하게 체해서  많이 아픈가 보다 했다. 약 먹는 걸 싫어하는 나는 체기에 좋다는 메실청을 찐하게 타먹곤 통증이 가시길 기다렸지만 가시기는 커녕  갈수록 통증이 심해졌다. 그래도 참았다. 그러고 있는데 남편이 왔다. 그나마 다행이다. 배는 무지 아팠지만  보호자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맘은 편했다. “체한 것 같다고 그런데 배가 너무 아프다고.” 했더니 체한 것 같지 않단다 얼굴색도 영 아니고… 그렇게 응급실로 갔고 ct를 찍고 전신 마취 후 수술을 했다. 그리고 마취가 풀리면 퇴원해도 된다고 더 이상 해줄 치료가 없다고 해서 그렇게 퇴원을 하고 집에 왔는데 며칠 뒤부터 거의 한 달 동안 치료비 청구서가 왔다. 치료비는 실로 어마 무시하다. 맹장수술 금방 끝났고 마취 풀려 집에도 금방 왔는데 뭐가 이리 계속 그리고 많이 오는지.

 듣기만 하던 어마무시한 미국 병원비를 내가 내게 될 줄이야. 그땐 정말 몰랐다. 그 듣기만 했던 병원비가 정말 사실일 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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