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번아웃(?)
어려서부터 움직이는 것이 싫었다.
피곤하고 귀찮은 일로 느껴졌다.
어딘가를 갔다 오면 항상 힘들었다.
무언가를 하는 것 또한 힘든 일이었다.
어려서부터 잠이 참 많았고, 잠자는 것을 좋아했다.
주말에는 12시간 이상씩 잠을 잤다.
뛰어노는 것도 좋아하긴 했던 것 같은데, 쉽게 피로해졌던 것 같다.
나는 공부를 잘하지 못했다.
공부를 할 체력도 없었던 것으로 느껴진다.
나는 게을렀다.
항상 몽롱한 상태로 잠에 취한 채 살았던 것 같다.
억지로 학교를 다녔다.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힘들었고 학교 가는 것이 참 싫었다.
나는 그저 게으른 아이였다.
에너지와 활력이 넘치는 친구들을 보면 부러웠다.
나는 항상 약했고, 체력적인 면에서 뒤떨어져 있었다.
그렇기에 무언가를 하고자 하는 의지와 에너지도 적었다.
그냥 쉬고만 싶었다.
나는 나에 대해 더 잘 알고 싶다.
나는 그저 게으른 아이였던 것일까, 아니면 몸이 많이 약한 아이였을까,
이런 나는 어떻게 삶을 살아가는 게 맞을까?
게으르던 학생시절을 지나,
사회인이 되고 나서는 게으름을 피울 수가 없었다.
게을렀던 과거의 내가 자꾸만 발목을 잡아
현재의 내가 나아가지 못하게 만들었다.
나는 과거의 게을렀던 분만큼을 더 노력해야
남들과 발맞춰 걸을 수가 있었다.
게으름은 그저 가만히 있는 것이었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누군가에 비해 뒤처지는 것이었다.
그렇게 10년을 달렸다. 남들보다 2배, 3배 달렸다.
그러고 나니 이제는 내 또래의 사람들과 어느 정도 비슷한 선상에 오른 것 같다.
그렇지만 체력이 고갈되었다.
뒤에서 달려오는 친구들을 보며, 힘을 내보려 하지만 내 다리에는 달릴 힘이 없다.
어쩌면 게으르다 칭하던 시절 비축해 왔던 에너지를 다 써버린 것일지도 모르겠다.
누군가는 그것은 의지력이 부족한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라고 해라.
뭐라고 지껄이든 상관이 없다.
뭐가 되었든 나는 지쳐있고, 지금도 계속해서 지치고 있다.
남들이 뭐라고 해도, 나는 그저 쉬고 싶다.
한없이 게을러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