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성이 같다면 같은 사람, <스파이더맨 : 노웨이홈>

멀티버스 세계관에서 "스파이더맨"의 캐릭터를 구축하는 법

by KEIDY

(※주의! 이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될 만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번 스파이더맨 시리즈는 그동안 스파이더맨 영화를 꾸준히 다 챙겨본 사람들에게는 마치 선물 같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스파이더맨으로 캐스팅되었던 세 명의 배우들이 모두 등장하여, 같은 "스파이더맨"이지만 각기 다른 개성을 보여주었고 대부분의 웃음 포인트들이 전작을 봤다면 더욱 재미있게 느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마블에서 강조하는 "멀티버스"의 세계관과 마블 캐릭터 중 인기가 높은 "스파이더맨"을 모두 등장시켜 연출의 절정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리뷰에서는 영화에서 등장하는 3명의 "스파이더맨"의 의미와, 그리고 가장 주인공 격인 톰 홀랜드의 "스파이더맨"이 겪는 시련에 대해 심리적으로 분석해 보고자 합니다.


톰 홀랜드의 스파이더맨, 앤드루 가필드의 스파이더맨, 토비 맥과이어의 스파이더맨. 이 세 명의 스파이더맨은 각기 다른 환경 속에서 살아왔고 각기 다른 빌런들과 대결해 왔습니다. 톰 홀랜드는 지구를 지키는 히어로 집단, "어벤져스"의 일원으로 활약했고 아직은 어린 나이이기에 철없고 자기중심적인 행동을 보여줍니다. 여기에서 의미하는 자기중심적이라는 이야기는 타인을 생각하지 않는 이기적인 사람이라는 게 아니라 세상을 바라볼 때 "나"의 시각으로만 바라볼 줄 안다는 것이죠. 그렇기에 나의 선의에 의한 행동이 어떤 파장을 불러일으킬지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때로는 더 큰 사건을 초래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앤드루 가필드의 스파이더맨은 다른 스파이더맨들이 평범하거나 소심한 캐릭터의 성향이라면 이와 비교했을 때 로맨틱하고 사랑을 우선시하며 인싸 성향을 갖고 있습니다. 외모도 뛰어나기에 비교적 자신감도 넘치지만, 안타깝게도 가장 최우선으로 하는 연인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죠.

토비 맥과이어의 스파이더맨은, 개인적으로는 가장 원조 스파이더맨 캐릭터에 가깝다고 생각하는데 심한 결핍과 소심함, 낮은 자존감을 갖고 있습니다. 평범한 사람에서 우연히 스파이더맨으로 거듭난 이후에도, 남을 돕는 일에는 적극 나서려 하지만 본래 자신의 모습을 드러낼 때에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곤 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다른 듯 보이는 세명의 스파이더맨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나보다는 남을 위해 행동하라는, 그리고 큰 힘에는 큰 책임감이 따른다는 멘토의 조언을 따르고 그를 실천하려 노력한다는 점입니다. 세 명의 인물은 각기 다른 상황에 놓여 있고 살아온 궤적과 성향 또한 다르지만, 우연히 얻게 된 큰 힘을 개인의 이득을 취하는 데에 쓰지 않고 큰 대의를 위해서 사용한다는 점이 이들을 "스파이더맨"이라는 한 캐릭터로 묶이게 하는 공통 요인이 되는 것입니다. 즉, 표현 방식은 달라도 본성이 같다면 같은 "스파이더맨"이며 각기 다른 멀티버스에 살아도 이들은 결국 "스파이더맨"인 것이죠.


그리고 이번 영화에서는 톰 홀랜드가 스파이더맨으로서의 정체가 폭로되고, 주변 사람들이 피해를 입게 되면서 닥터 스트레인지에게 세상 사람들의 기억을 지워달라는 다소 무모한 부탁을 하면서 사건이 발생합니다. 톰 홀랜드는 앞서 설명했듯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고 자신의 선택이 가져올 파장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않는 캐릭터죠. 사람들의 기억을 지우는 마법이 중간에 꼬이면서 여러 멀티버스가 열리게 되고, 그렇게 여러 멀티버스에서 넘어온 빌런들을 본인이 교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여 일을 더 크게 만듭니다. 그리고 결국, 본인 혼자의 힘이 아닌 세 명의 스파이더맨이 힘을 합쳐야만 했고 그 과정에서 사랑하는 이모가 죽었으며 사랑하는 연인, 가장 친한 친구의 기억을 지워야만 했습니다. 본인의 이기적인 선택이 가져오는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된 것이죠.

처음에는 이러한 상황에 좌절하지만, 톰 홀랜드의 스파이더맨은 잘못된 판단에 의한 책임을 스스로 지고 다시 처음부터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가겠다는 의지를 다지게 됩니다.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찾고, 본인의 행동에 책임의식을 가지며, 결론적으로 나를 위한 선택보다 남을 위한(세상을 구하는) 선택을 하는 스파이더맨의 캐릭터를 이어 간 셈이죠.


같은 사람이라도 여러 상황에서 다양한 선택이 있을 수 있고, 여러 표현방식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유의 본성이 변하지 않는다면 여전히 그 사람은 같은 사람입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정의로운 신념을 지켜나갈 수 있는 "스파이더맨"의 캐릭터가 계속 사랑받을 수 있는 비결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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