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번째로 그들은 스트레스로부터 온전히 벗어날 수 있는 시간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었다. 참여자들은 반복적 사망사고 경험으로 인해 발생한 다양한 어려움과 스트레스를 잊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그들은 여행을 가거나 다양한 취미활동을 통해 사망사고 경험으로 인해 생긴 스트레스를 해소하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이들은 퇴근 후에 여행이나 취미활동과 같이 자신이 즐길 수 있는 각자만의 다양한 활동들을 통해 사망사고 출동으로 인해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하고 있었으며 이를 통해 다시금 사망사고 현장에 출동할 힘을 얻고 있다고 이야기하였다. 즉 반복적 사망사고 경험이 있는 소방공무원들은 이로 인해 발생한 스트레스를 각자만의 다양한 노력을 통해 해소하고 있으며 이러한 노력들은 이들의 몸과 마음을 다시 추스르게 만드는 좋은 방법임을 알 수 있었다.
"저 같은 경우는 운동으로 해소하는 것 같아요. 운동하다 보면 정신이 맑아지고 다른 생각도 안 들고 하거든요. 그리고 스트레스를 안 받는 게 중요한 거 같아요. 몸도 중요하지만, 스트레스를 어떻게 해소하는지가 제일 중요한 거 같아요. 자기 스스로 그 방법을 찾아야 할 거 같아요. 퇴근 후의 삶에서 즐거움을 찾는 것이 중요한 거 같고 운동을 하거나 여행을 가는 것 같이 자기만의 방법을 찾는 게 중요한 거 같아요."
- 구조대원과의 인터뷰 내용 -
아홉 번째로 그들은 가족·동료들의 공감과 위로가 주는 힘을 경험하고 있었다. 이번 인터뷰에 참여한 소방공무원들은 도움을 청하고 받을 수 있는 대상으로는 가족, 동료를 가장 우선적으로 꼽았다. 그들은 자신의 힘듦을 알아주고 자신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가족의 모습에서 큰 힘을 얻고 있었으며 동료들과는 당시의 어려웠던 상황을 이야기하며 서로를 위로하고 있었다. 또 그들은 어려움을 먼저 경험한 선배들의 조언을 통해 어려움을 이겨내는 방법을 터득하고 있었다. 이처럼 소방공무원들은 가족, 동료 및 선배들로부터의 도움을 받고 있었으며 이들로부터 공감과 위로를 통해 사망사고로 인해 경험하는 많은 어려움, 즉 스트레스, 두려움, 불안 등을 극복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저는 동료들과 이야기하면서 많이 푸는 거 같아요. 서로 힘든 부분이 뭔지 말을 안 해도 서로 알고 같은 현장을 다녀와서 이야기하니까 공감도 되고 그렇잖아요. 현장 다녀오면 힘들었던 부분에 대해서 ‘그때 힘들었다.’ ‘그때 이런 게 보기 안 좋았다.’ 이런 이야기들을 하면서 많이 푸는 거 같아요. 같은 걸 공유했던 사람들이니까 공감 형성도 잘되고 하는 거 같아요."
-구급대원과의 인터뷰 내용 -
열 번째로 그들은 직업적 소명의식의 중요성을 경험하고 있었다. 참여자들은 자신의 일이 소방공무원으로서 국민을 돕는 일이라는 점을 늘 상기하면서 직업에 대한 자부심을 가장 큰 원동력으로 삼아 계속해서 어려움을 이겨나가기 위해 노력한다고 이야기하였다. 특히 그들은 사망사고 현장에서는 직업적 책임 의식을 가지고 사망한 사람에 대해 미안한 감정이 들지 않게끔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의 노력을 하고 있었다. 또한 그들은 한 발 나아가 반복적으로 사망사고 현장에 출동하는 것을 현장 대응 능력 향상의 계기로 삼고 있었다. 그리고 참여자들은 반복적 사망사고 출동에 따른 어려움을 이겨내고 있는 본인의 모습을 보며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고취되고 있다고 하였다. 즉 이들은 반복적인 사망사고 현장 출동이 비록 고되지만 일을 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행복감과 보람 등으로 인해 소방공무원이라는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증진되고 있었고, 이를 통해 자신의 심리적·정서적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데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이야기하였다.
"저희가 사망사건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힘듦은 사람을 살렸을 때 느껴지는 그 기쁨으로 상쇄가 되는 거 같아요. ‘사람이 사람을 살렸어’ 이 희열은... 이런 게 더 큰 거 같아요. 사망사건으로 인해 마음이 무겁긴 하지만 이거보다 더 큰 행복이... 현장에서 맞닥뜨릴 행복감과 희열이 더 크니까.. 이 일을 계속할 수 있는 거 같아요."
- 구조대원과의 인터뷰 내용 -
참고 : 외근직 소방공무원의 반복적 사망사고 노출 경험과 극복에 관한 현상학적 연구, 한국화재소방학회 Vol. 35, No 4, pp. 97-106, 2021, DOI: http://doi.org/10.773/KIFSE.b7253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