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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riter Lucy Dec 16. 2023

12월 16일 모닝페이지. 반년 다닌 헬스를 쉬어봤다.

'운동하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다니 (코 쓱)

기상 시간 8시. 왠지 새롭게 다시 시작하는 기분, 좋다!


올해 6월에 시작한 헬스를 처음으로 일주일간 쉬어봤다. 결제해 둔 이용권이 지난주 일요일을 기점으로 만료된 후 아직 갱신하지 않은 건데, 이참에 헬스장을 바꿔볼까 하던 고민을 핑계로 일주일을 대차게 쉬어본 것이다. 근 반년 간 추석 연휴나 관장님 여름휴가 등을 이유로 헬스장에 가지 못할 때도 집에서 바이크라도 타고, 밖에 나가서 만보 넘게 걸었던 나였지만 이번엔 17,000보를 걸은 하루치 외출 외엔 집에 푹 퍼져 있었으니 아무래도 제대로 쉬었다 싶다. 근데, 생각보다 즐겁거나 편하지 않은 게 함정.


이용권 만료를 앞둔 지난주엔 일주일 내내 운동을 다녀왔다. 어차피 바로 다른 곳으로 헬스장을 바꿀 것 같지 않고 만료가 다가오니 주 3회만 운동을 갔던 게 괜히 아까워져 이번주는 기필코 일주일을 채워야지 했던 거다. (그 과정은 12월 9일 모닝페이지에 자세히 쓰여있다) 결국 근육 벌크업을 리워드로 얻어 몸무게가 안 빠졌다는 이야기까지 했었는데, 웬걸 일주일간 별 텐션 없이 퍼져 있으니 그렇게 먹어도 몸무게가 슬금슬금 내려오는 거다. 이야기했다시피 나는 체중계 숫자에 민감한 사람이라 처음엔 기분이 좋았으나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야, 이거 큰일 났다 일주일 동안 운동해서 만든 근육 다 빠진다 근손실이다 근손실!! 싶은 거다. 이쯤 되면 근육도 '아니 대체 어쩌란 거임?' 할 법한 태세 전환이다.


아무래도 돈 손실이 더 무서운 저, 아직 멀었나요...


더 큰 함정은 따로 있었다. 바로 뱃살이 붙는다는 것. 타고난 체형이 하체가 발달하고 상체엔 비교적 살이 없는 타입이라 허리에 군살이 붙는 체질이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은 왜 사람들이 '뱃살이 어떻게 해도 안 빠진다'는 이야기를 하는지 뼈 시리게 느끼고 있다. 하루 중 깨어있는 시간의 대부분은 문서 작업이나 강의 수강으로 앉아 있는 경우가 많아 유일하게 서서 움직일 때가 운동할 때였다. 그마저도 안 하니 뱃살이 자리를 잡고 올록볼록 텔레토비 동산을 형성할 수밖에. 처음엔 먹은 게 많아 잠깐 배가 나온 거겠지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그냥 살이었다. 흑흑.


급한 대로 자기 전에 군살을 빼준다는 스트레칭도 했지만 영 마뜩잖고 개운치 않은 게 충분히 움직여 땀을 흘리지 않아 그런 것 같다. 어제는 허벅지 스트레칭을 하다 나도 모르게 "아, 운동 가고 싶다"는 말이 튀어나왔다. 반년 간 해온 게 습관이 되었는지 이제 몸이 알아서 찾다니... 감격이야. 운동 시작할 당시만 해도 '이걸 어떻게 평생 하냐'라고 생각했지만 없을 때 보고 싶고 그리워지는 거 보니 벌써 평생의 동반자가 된 기분이 든다. 자기야, 기다려 곧 만나러 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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